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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삼성, SK매직에 렌탈 가전 공급 안한다
"양사 결별 본격화, 삼성 구독 서비스 참전 신호탄 될 수도"
렌탈서 확장된 구독 사업 고물가로 인기…삼성, AI 가전 이어 구독 사업 전개 예고
'구독 범위·제휴 서비스' 등 세부 카테고리 마련이 과제
2024-04-19 12:27:43 2024-04-19 16:05:44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삼성전자가 SK매직에 렌탈 생활가전을 공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삼성전자와 SK매직의 제휴 중단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제기됐으나, 렌탈 공급을 완전히 접은 게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구독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배경 중 하나입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매직은 렌탈 사업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해 2021년부터 SK매직 플랫폼에서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와 건조기,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을 렌탈 판매해왔습니다. 렌탈 사업을 하지 않은 삼성으로서는 정수기와 식기세척기 렌탈에 사업에 특화된 SK매직 등을 통해 자사의 대형 가전을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던 셈입니다.
 
삼성스토어 홈페이지 캡처
 
양사의 렌탈 제휴는 SK매직이 삼성전자로부터 가전제품을 사오면 소유권이 SK매직으로 넘어가게 되고, 해당 제품을 소비자에게 렌탈하면 그 기간 동안 SK매직이 관리 서비스를 병행하는 구조였습니다.
 
동맹에 금이 간 건 지난해 상반기부터입니다. SK매직은 온라인 판매 채널인 'SK매직몰' 내 삼성전자 생활가전 판매를 중단했고, 삼성전자관 카테고리도 없어졌습니다. 
 
업계에선 '잠정 중단'으로 알려졌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오프라인 방문 등을 통해 SK매직을 통해 삼성전자의 가전 구매가 가능했습니다. 이후에도 SK매직 측은 삼성전자 가전 렌탈 잠정 중단에 대해 서비스 중단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SK매직에 가전제품을 공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습니다. SK매직 역시 삼성전자와의 가전 렌탈 제휴 종료를 확인한 게 이번이 처음입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SK매직에 제품 공급을 안 하는 건 맞다"며 "B2B(기업간거래) 사업은 기업 간 판매 전략이 있기 때문에 중단 이유에 대해선 따로 밝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SK매직 관계자도 "삼성전자와의 가전 렌탈 제휴를 지금은 하지 않는다. 사업 구조 개편 때문"이라며 "정리를 한 상황이라 앞으로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로쿠치나 전시장에 비스포크 AI와 유럽 빌트인 신제품이 전시돼 있는 전경.(사진=삼성전자 제공)
 
업계에선 일련의 상황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가 자체 구독사업을 전개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간 렌탈 가전시장에 직접 진출하지 않고 렌탈업체를 통해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공유경제에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가전을 사지 않고 정기적으로 대여하는 구독 경제 시장이 커지면서 가전으로까지 구독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를 잡아두는 '락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렌탈의 개념을 포괄하는 구독 사업의 가파른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쟁사인 LG전자의 경우 구독 사업이 1조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가전 사업에 힘을 주던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에 이어 구독 사업을 전개할지 주목되는 상황입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승부를 낼만한 사업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이미 가전세척 서비스 등 구독 서비스를 확대하는 단계"라며 "자세한 사항은 나중에 따로 밝히겠다"면서 구독 사업 참전 의사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소형 가전 중심이던 SK매직은 삼성전자와의 제휴를 통해 대형가전 라인업을 보충해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다"며 "삼성전자 역시 렌탈이나 구독 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기에 서로 이가 빠진 구조를 보완하는 상황이었다. 양사의 결별 본격화가 삼성전자가 구독 사업에 진출하는 하나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삼성이 독자적으로 구독 사업을 전개한다면 현재 렌탈 제휴 중인 교원과 청호나이스 등과의 관계도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연내 구독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인프라 확충 등 현실적인 요소를 고려하면 여러 난관이 예상됩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구독 서비스는 어디까지 범위를 확대할 것인가, 어떤 제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며 "1차적으로 구독 사업을 위해선 인력 확충과 교육, 운영 정책 등 세부 카테고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기존 렌탈업체를 비롯해 이미 구독 서비스에 진출한 기업들과 차별화는 어떤 점으로 내세울지, 아시아 일부에서 구독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LG전자와의 벌어진 사업 시차는 어떻게 좁힐지 등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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