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일극체제 완성한 민주당…지지율 '뚝'
윤석열정부 출범 후 최저치까지 뒷걸음
맞춤형 당헌부터 원구성까지 '독주' 일색
"이재명, 민주당 아버지"…도 넘은 명비어천가
2024-06-19 17:36:19 2024-06-19 18:52:1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재명 일극 체제'를 완성한 민주당이 위기에 빠졌습니다. 지난 4·10 총선 압승을 바탕으로 22대 국회 초반부터 정부여당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지만, 당 지지율은 되레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까지 하락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대선 가도를 위한 '맞춤형 당헌 개정'부터 협치를 외면한 '원 구성 독주' 과정에서 중도층이 이탈한 결과로 분석됩니다. 특히 이재명 일극 체제가 강화되면서 당 내부에선 도 넘은 '명비어천가'(이재명+용비어천가)까지 등장, 민심과의 간극은 더 벌어질 전망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새로 지명된 강민구 최고위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도층 4명 중 3명…민주당 지지 안 한다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의 최근 정당 지지율은 정체 혹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공표된 한국갤럽의 정기 여론조사 결과(11~13일 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휴대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27%로 나타났습니다.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해 8월 말 기록했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또 한 차례 기록했습니다. 
 
특히 중도층 지지율이 직전 조사보다 3%포인트 하락한 26%를 나타냈습니다. 4월 마지막 조사에서 중도층 지지율이 한때 33%까지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횡보 국면에 빠지면서 박스권에 머물렀습니다. 본지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전국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공표된 137차 정기 여론조사(가상번호 활용한 무선 자동응답 방식 진행)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34.9%로 전주(34.8%)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이 1.2%포인트 오른 것과 대비됩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4일일 조사해 17일 발표한 결과(유무선 ARS 전화조사)에서도 민주당 정당 지지도는 35.4%로, 전주(35.6%)와 대동소이했습니다. 
 
정국 얼어붙었는데…칭송 울려퍼진 '낯 뜨거운 최고위'
 
문제는 22대 국회에 임하는 민주당의 태도가 쉬이 변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 지지율 반등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재명 일극 체제 이후 민주당은 더 개딸(개혁의 딸) 프레임에 갇혔습니다. 급기야 이날 최고위원회에서는 공개적으로 명비어천가가 울려 퍼졌는데요. 회의에 처음 참석한 강민구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라며 "이 대표님께선 집안의 큰 어른"이라고 말했습니다. 당 내부에조차 "도 넘은 칭송"이라는 비판이 흘러나왔습니다. 
 
그 사이 정국은 더 얼어붙었습니다. 지난달 31일 정식 개원한 22대 국회는 20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원 구성조차 못 한 '반쪽 국회'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앞서 민주당은 "국회법대로 하자"고 주장하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운영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등 주요 상임위를 포함한 11개 상임위를 일방적으로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남은 7개 상임위를 조속히 구성하지 않으면 민주당이 18개 상임위를 모두 독식하겠다며 연일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고집하면서 양당의 협상은 공전에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데요.
 
이날에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법사위와 운영위를 이번 1년은 민주당이 맡고, 1년 뒤 2년 차에는 국민의힘으로 돌려달라"고 공개 제안했지만,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소한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단칼에 잘랐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언론브리핑을 열어 "국민의힘이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가 싹트고 대화가 가능하다"면서 △향후 1년간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금지 △일하는 국회를 위한 국회 운영 협조 △거부권 등 행정부의 부당한 입법권 침해에 국민의힘도 입법부 일원으로 적극 항의할 것 등 3가지의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여야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한 협상 시한인 오는 23일까지 타협점을 찾기로 했지만 극적 타결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배준영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도 법을 지키고 싶다. 여태까지 원 구성에 45일이 걸렸던 이유는 소수정당을 다수 정당이 배려해 주고 협상해 줬기 때문에 지난한 절차가 있었던 것"이라며 "민주당은 그런 것을 전혀 안 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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