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9월 베이비스텝' 가시권…한은 결단만 남았다
미, 금리인하 기조 확실시…변수는 '부동산·가계빚'
전문가진단, 금리 '동결'과 '10월 인하론' 엇갈려
2024-08-16 16:41:21 2024-08-16 18:57:47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진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9월 금리인하가 '빅컷(0.5%포인트 이상 인하)'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베이비스텝(0.25%포인트)'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월가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으나, 일부 영역에선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최근 가계대출 급증과 부동산가격 상승 등으로 금리인하는 어렵다는 전망과 소비자물가 등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 카운트다운…관건은 '폭'
 
14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 산하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부문 총괄은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가 예상대로 나왔기 때문에 배를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인하에 대해 확신했습니다. 이어 "이제 가장 중요한 것은 연준의 9월 금리인하 폭"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7월 CPI 발표 후 빅컷보단 베이비스텝 전망이 더 우세하게 전망됐는데요.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7월 CPI 발표 전까지 빅컷에 대한 전망이 50% 이상에서 37%로 감소했고, 63%가 베이비스텝 가능성을 점쳤습니다. 
 
이런 기조는 7월 CPI에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7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해 3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또 4개월 연속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베이비스텝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마크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7월 CPI는 스트라이크 존 바로 아래에 꽂혔다"며 "주거 문제를 제외하면 우리는 연준의 목표치에 도달했고,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나 CPI에서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전달보다 0.4% 상승해 직전 달(0.2%)보다 더 올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5.1% 오른 것이라 인플레이션이 잡혔다고 완전히 안심하기 이르단 평가입니다. 또 자동차보험도 6월에 전월 대비 0.9% 상승했고, 7월에도 1.2% 올랐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월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결정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은에 쏠리는 눈…금리 동결 속 '10월 인하설'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하에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빠르게 이뤄지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미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하면 연준의 금리인하도 불분명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며 "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우리는 금리인하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계대출 규모가 크고, 집값이 상승한 상황에서 금리인하가 이뤄지면 오히려 집값 상승만 부추기게 되는 꼴"이라며 "또 가계대출 규모가 크다 보니 내수마저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는 어렵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만 연준의 금리인하가 이뤄지고 10월쯤에는 소폭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김 교수는 "원래 환율이 올라서 물가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최근 환율이 떨어지고 있고 4개월째 인플레이션도 큰 문제 없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하를 할 수 있는 여건은 되지만 집값이랑 가계부채, 중동 사태로 유가 불안 등의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은 어렵고 인하가 이뤄진다면 10월쯤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진하 기자 jh3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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