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국정감사가 중반부를 넘어서며 반환점을 지났지만 '역대 최악의 국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여야를 불문하고 각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으로 제대로 된 정책 질의가 이어지지 못하면서다.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국감은 "아마추어가 전문가를 감사하는 느낌"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국정감사 종합일정에 따르면 국회는 총 20일간의 국감 기간 중 12일 간의 일정을 마무리해 단 8일 만의 일정을 남겨두고 있다. 사실상 각 상임위가 피감기관에 대한 본국감을 마무리하고 국감을 정리하는 종합감사만을 남겨두고 있는 실정이다.
20년 간 국정감사 모니터를 해 온 NGO모니터단 홍금애 집행위원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번 국감을 "'아마추어가 전문가를 감사하는 국감'으로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국감"이라고 비판했다.
홍 위원장은 "피감기관이 의원의 질의에 '아니다'라고 답하면 의원들이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깊이가 없고 전문성이 없어서다"라며 "준비도 예전만큼 치열하게 하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번 국감에서 나타난 의원들의 전문성 부족을 각 당의 비례대표 선발 과정에서 찾았다. 홍 위원장은 "각 분야의 전문가는 비례대표로 뽑는다. 그런데 위성정당이 생기면서 제대로 뽑아지지 않은 것 같다. 비례의원들이 정말 눈에 띄지 않는다"면서 "비례의원들이 전문성으로 각 상임위에서 실력을 발휘해야 하지만 그런 부분이 없다"고 했다.
맹탕 국감으로 흘러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비판을 내놨다. 그는 "국민들이 국회의원을 뽑을 때는 정부를 견제하라는 것인데 여당의원들은 감싸기만 하고 정부의 잘못된 부분은 짚지 않아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고, 야당은 정책으로 희망을 줘야 하는데 제대로 짚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는 이번 국감이 '맹탕'으로 흘러가는 것이 여당의 비협조로 인한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한 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상임위 주요 사안이 있을 때 현장 검증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런데 그때마다 여당에서 비협조적으로 나온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 1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여당은 비무장지대(DMZ) 평화의길 시찰을 야당은 북한의 공무원 피격사건을 점검하기 위해 북방한계선(NLL)을 각각 방문하며 찢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토부에 대한 국정감사장의 일부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앞서 진선미 국토위원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질의 순서에 따라 의원들의 릴레이 참석을 주문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