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옥토버 서프라이즈’가 사실상 무산되며 한미 불화설도 나도는 가운데 여당이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찾아 한미 동맹을 강조하며 본인의 외교능력도 은연중 선전했다.
이 대표는 20일 미 대사에게 “한미 관계는 미국 대선 결과와 관계 없이 유지, 발전돼야 한다”면서 “한미 동맹은 지난 67년 동안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 안정의 핵심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한미 동맹 최일선에 있던 사람”이라며 과거 카투사 복무 경험을 언급하기도 했다. 차기 대권주자인 이 대표는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한미 동맹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중도와 보수여론에 어필하려는 듯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이 대표의 주 한 미국대사 면담은 한미 동맹이 흔들리는 기류와 배경을 뒤로 하고 이뤄졌다. 당초 일각에서는 미 대선을 앞두고 10월 북미 정상 회담이나 폼페이오 미 국무 장관 방한 일정과 연결된 대북 관련 ‘깜짝 이벤트’가 성사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남은 시일을 보면 외교일정상 불가능해 보인다.
이를 두고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한국 방문 일정을 취소하고 귀국했을 때부터 한미 동맹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에선 일정 취소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럼에도 도쿄에서 열린 쿼드 외교장관회의엔 참석했었다는 시각에서다.
이같은 여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종전선언을 깜짝 제안해 사전 조율이 없었던 데서 미국이 불만을 품게 됐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그밖에도 한국은 미국이 제안한 쿼드 참여를 거부하고 있고 한미 안보협의회 후 기자 회견이 미국 요청으로 급히 중지 되는 한편, “국익이 돼야 미국을 선택한다”는 등 이수혁 주미대사 발언 논란이 있었다.
이 가운데 최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을 방문해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방한을 설득했고 다음달 관련 일정을 잡았다. 하지만 미 안보보좌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 애스펀연구소 화상대담에서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 관련 “내년 도쿄올림픽 전후해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혀 이달 깜짝 이벤트는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방문을 맞아 외교안보 현안 및 한미 양국의 협력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