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해 이른바 '코리아 패싱' 논란을 얼마나 잠재울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인도와 스리랑카 등의 방문 계획을 잡으면서 방한 일정을 취소해 한국이 소외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22일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통화 내용을 밝히면서 강 장관의 방미 계획을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1일과 이날 2차례의 통화에서 양국 간 현안, 글로벌 사안에 대한 협력 등에 대해 논의했다. 또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을 방문,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한반도·지역·글로벌 문제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통화에서 이달 말 재조정한 아시아 순방 일정에 한국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설명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폼페이오 장관이 25일부터 30일까지 인도 뉴델리, 스리랑카 콜롬보, 몰디브 말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국무부는 이번 순방 목적이 인도·태평양 및 세계의 평화·번영 증진을 위한 협력 확대에 있다고 설명했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미 대선 전 방한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또 '코리아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4~6일 도쿄에서 열리는 미·일·인도·호주 4개국 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한 뒤 7~8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등을 거치며 연기된 바 있다. 당시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이달 다시 아시아 순방을 예정하고 있다며 일정을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국무부 발표 후 폼페이오 장관은 강 장관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 측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방한을 연기하게 됐음을 설명하고 한국의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통화를 갖고 가까운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강 장관이 지난 19일 서초동에서 '국민외교타운 출범식'을 마치고 내부 시설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웅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양측은 모든 현안에 대해 각급에서 긴밀히 그리고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며 "이번 두 번의 통화는 이러한 긴밀한 관계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이 부 대변인은 방미 의제와 일정과 관련해선 "조율 중"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이 당초 예정했던 방한이 사실상 무산된 데 따라 이뤄진 것이냐는 취지의 질의에는 "양측은 여러 여건 등을 감안해서 장관의 방미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다만 폼페이오 장관이 이달 말까지 순방 일정을 수행하고, 미국이 내달 3일부터 대선에 접어드는 점 등을 감안하면 강 장관의 방미 시기는 내달 대선 이후가 될 전망이다.
한편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통화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