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3일 미국 정권교체 시 대북정책 전망에 대해 "'오바마 3기'가 아닌 '클린턴 3기'가 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보진 않겠다"고 말했다. 과거 한·미 대북공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호흡을 맞추며 성과를 내던 시절을 상기한 것이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미국은 같은 정당의 경우 정책의 계속성이 두드러지는 나라로 바이든 정부 출현 시 오바마 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 같은 대북정책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장관은 "전해지는 얘기지만 미국이 동맹관계를 소중히 생각하고 동맹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하니 경우에 따라 한국정부가, 미국에 신 정부가 들어서면 얼마나 긴밀히 소통하고 발빠르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대표는 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전략적 인내를 선택한 것은 최상의 대북정책이어서가 아니라 당시 북한 상황이나 한국정부의 태도를 감안해 택한 차선책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는 재임 기간 북한이 4차례 핵실험을 하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장관은 "그런 시각도 실제 꽤 있기 때문에 한국정부의 입장이 어떻게 되느냐 이 부분을 바이든 정부도 굉장히 중요한 판단 근거로 삼을 거라 생각한다"면서 "과거 오바마 정부가 초기에 정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 입장을 상당히 감안하고 많이 반영했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한국정부 입장을 상당히 존중할 수 있고 실제로 오바마 3기가 아니고 클린턴 정부 3기로 연장될 수 있는, 그런 식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이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 꽤 있다"고 했다.
이 장관은 특히 "클린턴 말기 대북정책 기조나 이후 헤리 프로세스로 구체화되는 과정도 합리성이 있기에 그런 부분도 주목해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북이 내년 초 당대회 또는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대외정책을 내놓고 우리정부가 일관된 대북정책을 한다면 바이든 정부는 오마바 정부를 답습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야로 열심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또 "클린턴 3기 말씀하셨는데 실제 당시 김대중 대통령 임기 중간이었다"며 "김 전 대통령이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성으로 설득한 결과 클린턴 전 대통령 입에서 먼저 '앞으로 (한반도 정책의) 운전석에 김대통령 앉으시십시오'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 일이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