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공동대책위원회가 피해기업 배상과 상생기금 조성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피해 배상 문제를 적극 요구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자율배상을 위한 은행협의체 논의는 진척이 없고 상생기금 조성도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키코 공대위는 새로 출범한 집행부를 통해 우선적으로 은행협의체의 피해기업 배상을 요구하는 한편, 키코 사태 해결을 위한 공동기금 조성 논의도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키코를 판매한 6개 은행에 피해기업 4곳의 손실액 15~41%를 배상하라고 권고했다. 나머지 피해기업들에 대한 자율배상 논의는 은행협의체를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박용관 키코 공대위 공동위원장은 "금감원 분쟁조정안도 수용하지 않더니 협의체의 자율배상 논의 역시 진척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이번 국회 국정감사로 지연됐던 배상 문제를 은행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키코 배상 중재안으로 제안한 상생기금 조성에 대해서는 "여러 방안들이 있겠지만 그에 대한 논의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피해기업 배상과 함께 상생기금 조성도 함께 논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은행협의체 출범 이후 자율배상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은행협의체에는 금감원 권고를 받은 KDB산업·신한·하나·우리·DGB대구·한국씨티은행 중 산은을 제외한 5개 은행과 KB국민·NH농협·IBK기업·SC제일·HSBC은행 등 총 10개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당초 이달 말까지 자율배상 판단을 내릴 예정이었지만 또다시 결정 시한은 밀릴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협의체 차원의 논의는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다. 배상을 한다 해도 각 은행마다 입장이 상이해서 공통된 결정을 내리기 힘든 구조"라며 "배상 논의도 더딘데 은행권 공동기금 조성은 검토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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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