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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장 속 인맥주·우선주 활개…반짝주 묻지마 투자주의보
차기 대선주자 테마주 벌써 출렁…"리딩방·스팸 등 시세조종 주의해야"
입력 : 2020-11-0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에서 뚜렷한 포지션을 찾기 어려워진 투자자들이 거래를 줄이고 있지만, '반짝 급등'을 노리는 테마성 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거래대금이 급등했거나 상한가에 오른 종목들은 대부분 기업의 가치나 실적과는 상관없는 종목들이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어떻게든 근거를 찾아 주가를 움직이려하는 세력을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간만에 코스피가 30포인트 이상 오른 지난 2일 덕성, 소리바다, 한국컴퓨터, 시스웍, 형지엘리트, 형지I&C, 덕성우, 서연 등 8개 종목이 상한가까지 올랐다. 온라인 주식 카페와 종목추천 유튜브에선 이들을 '윤석열·이재명 테마주'로 분류한다. 지난달 초 4000원대 초반이던 덕성은 이날 6000원에 가깝게 오르더니 3일 오후엔 74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우선주인 덕성우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한달 새 82%가 올랐다.
 
최근 정부 여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지지가 높아지자 투자자들이 '윤석열 테마주' 찾기에 혈안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이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공동 1위이에 올랐고 윤석열 총장이 뒤를 이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밖에도 서연탑메탈, 신원종합개발, 제일테크노스 등이 상승률 상위 종목에 올랐는데, 역시 모두 윤석열 테마주다.
 
온라인 투자 카페나 종목 추천 유튜브 등에서 이들을 윤석열 테마주로 분류하는 이유는 회사의 대표나 사외이사가 '서울대 법대 출신'이기 때문이다. 형지엘리트는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무상교복 지원 정책을 펼쳐 관련주로 묶였다. 미래의 회사 가치 제고로 이어지기 어려운 부실한 근거지만 인기 정치인의 이름값에 가격은 금세 형성됐다. 이 중 형지I&C는 하루 새 하락률 상위 11위에 올라 고점에 뛰어든 투자자를 울리고 있다.
 
11일까지만 거래되고 상장폐지되는 쌍용양회우 주가도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지난달 말엔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으며, 3일인 이날도 20% 오른 4만원 중반대에 거래됐다. 하지만 해당 우선주는 12일 강제 소각돼 보유분에 대해선 주당 9297원이 입금되거나, 최대주주의 공개매수에 팔려 투자자들은 투자 매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장 혼란 최소화를 위해 회사는 직접 두 차례에 걸쳐 관련 내용을 공시했지만, 투기성 거래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일은 5월20일(8조2486억원) 이후 가장 적은 거래대금(8조5145억원)을 기록한 날이기도 하다. 기관의 매도세가 일관되긴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 개인 모두 불확실한 증시 환경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뛰어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국면에선 5G, 비대면, 언택트 등 성장주들이 증시를 주도했으나 최근엔 두드러지는 업종도 부재하다.
 
하지만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도 테마성 투기에의 관심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유통량이 적은 종목이나 우선주, 정치 테마주가 그 대상이 된다.
 
전문가들은 소위 '주식 리딩방(유사투자자문업자가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종목을 추천하고 단시간 안에 매수하게끔 하는 단체채팅방)'이나 스팸 메시지를 통한 시세조종 또는 불공정거래에 주의할 것을 투자자에게 당부한다. 한국거래소 사이버감시팀은 유명 정치인과의 학연 등을 이유로 주가가 급등한 상장사에 조회공시 답변을 요구하고 있는데, 그 수가 7월 이후 급격히 늘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거래소는 일단 기업 관련 풍문을 담은 스팸 문자가 돌면 기업측에 답변을 요구하는 등 감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래소는 특히 최근 10월부터 3월까지 집중 단속 기간에 들어가 시황 변동 모니터링을 강화한 바 있다. 시장감시본부 관계자는 "집중단속은 대선을 앞두고 있거나 시장이 혼탁할 때 한 번씩 부정기적으로 하는 모니터링"이라며 "하는 것 자체가 시장이 혼탁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사진/한국거래소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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