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이
‘김치 종주국의 굴욕
’이라며 자극적인 제목을 달아 자국 김치산업의 국제표준 제정을 홍보했다
. 그보다 앞서 중국 연구팀은 코로나
19 기원이 자국이 아닌 인도나 방글라데시 등 여러 외부 국가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 이 경우 한국을 건드린 것은 아니지만
‘우한 코로나
’를 부정해온 그동안의 행태가 신경을 건드린다
. 강경화 장관과의 회담에 지각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교통 트래픽 핑계를 대면서 시진핑 주석 방한에 대해서는 한국 내 코로나가 통제돼야 가능하다고 했던 데서 느낀 불쾌감의 연장선에서다
.
한두 개 거슬리는 것은 사소한 문제이지만 시진핑 주석이 한국전쟁을 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이라고 규정하고 중국 누리꾼들이 방탄소년단의 한국전쟁 희생자를 기억해야 한다는 발언에 발끈했던 일화까지 누적됐다.
중국이 홍콩을 대하는 것처럼 한국에도 툭툭 돌을 던지는 행태다. 그 저변에는 한국을 경제속국처럼 취급하는 강대국의 우월감이 있다. 중국과의 무역 가치사슬이 그런 구조를 취하고 있으니 은연중 갑을관계 횡포를 풍기는 것이다.
산업구조를 전방과 후방으로 나누면 그동안 중국은 소비자와 판매 유통을 담당하는 전방 영역이었고 우리는 원자재 공급과 제품 생산 쪽 후방이었다. 실상 알맹이는 우리가 차지하고 있었으나 대기업과 협력사 관계에서도 그렇듯 전방이 독점적이면 흔히 종속적 갑을관계가 일어난다. 우리 수출의 중국 의존도를 고려하면 전방이 갑이 됐을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러던 차에 중국은 자급화를 통해 제품 생산과 원자재 영역까지 들어와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 중국이 가치사슬 상당부분을 인소싱으로 바꾸고 한국을 아웃소싱처럼 밀어내는 형국이 벌어지는 중이다.
아웃소싱의 본질에서 중국의 저런 행동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아웃소싱의 원리는 쉽게 말해 외주거래처나 하청기업들을 못살게 구는 것이다. 아웃소싱하는 대기업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며 비핵심 부문에서 발생하는 인력이나 설비 유지 비용을 아낀다. 아웃소싱업체들을 서로 경쟁시켜 사업비를 줄이니 누가 괴롭히는 구조인지 드러난다. 좋게 포장하면 아웃소싱업체들을 경쟁시켜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전략이지만 목적은 비용절감이다. 그게 지나치면 소위 단가 후려치기가 된다.
그러니 우리가 실제 경제 무역 구조상 아웃소싱이라면 앞서 중국의 불합리한 행태가 벌어지는 것도 피하기 어렵다. 그 속에 방탄소년단이 중국의 딴지를 극복한 일화는 귀중한 교훈을 준다. 방탄소년단이 중국 ‘아미(팬클럽)’들만 많았다면 이번 일에 계속 휘둘렸을지 모른다. 중국의 횡포에 항의한 글로벌 아미들 덕분에 방탄소년단은 보호받았다. 이번에 또다시 빌보드 정상에 오르며 건재함도 과시했다.
산업도 마찬가지다. 국산 전기차 배터리를 자국 전기차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중국의 횡포에도 국내 업체들은 유럽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선두그룹 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중국이 삼성 타도를 외치며 메모리 반도체 자급화에 목매면서도 삼성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것은 인소싱할 수 없는 핵심 기술역량 때문이다.
답은 여기에 있다. 글로벌 시장 다변화와 핵심역량을 갖추는 것은 지속가능한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알려져 있다. 요즘에는 기업이 사업보국하고 우리 국격을 높이며 중국 사대주의로부터 국민의 존엄과 자부심을 지켜주는 방어막이라는 것을 부쩍 인지하게 된다.
이재영 온라인뉴스부 부장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