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대출이 늘고 인터넷은행의 대출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대출 금리가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오프라인 영업비용이 거의 들지 않음에도 더 큰 폭의 이득을 취하고 있는 셈이다.
1일 은행연합회의 가계대출금리 공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지난 10월 중 취급한 가계 신용대출(서민금융 제외)의 평균 금리는 각각 2.81%와 3.2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금리인 2.51%에 비해 각각 0.30%포인트, 0.69%포인트 높았다. 은행별로 살펴봐도 인터넷은행들이 하나은행(2.76%), 농협은행(2.60%), 국민은행(2.48%), 신한은행(2.41%), 우리은행(2.32%)보다 모두 평균 금리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시중은행들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7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3.12%로, 5대 은행 평균인 3.17%보다 낮았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3.30%로 금리가 오른 이후 줄곧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자본 확충에 차질을 빚으며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던 케이뱅크는 대출 영업을 재개한 지난 7월 3.40%, 8월 3.03%, 9월 3.08% 등으로 평균 금리가 주요 은행들 중 가장 높았다.
인터넷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고객 유치에 나섰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다. 인터넷은행은 설립 초기 비대면 영업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를 통해 금리 경쟁력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예대마진을 통한 전통적 영업방식을 보이면서 초기에 기대했던 메기효과는 많이 퇴색된 게 사실"이라며 "시중은행도 비대면 상품을 출시하고 금리 인하 경쟁을 하면서 차별성을 찾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들의 NIM은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3분기 NIM은 각각 1.64%, 1.62%를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전분기 대비 0.11%포인트 하락했지만 카카오뱅크는 0.04%포인트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5대 은행 NIM은 농협은행(1.67%)을 제외하고 모두 떨어져 국민은행 1.49%, 신한은행 1.36%, 하나은행 1.33%, 우리은행 1.33%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가계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주요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