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검사 징계위원회가 15일 속개됐다.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징계를 청구한 지 20여일이 지난 이날 징계 결과가 결정될지 주목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추미애 장관은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와 함께 직무 정지를 명령했다.
추 장관은 "그동안 법무부는 검찰총장에 대한 여러 비위 혐의에 대해 직접 감찰을 진행했고, 그 결과 검찰총장의 심각하고 중대한 비위 혐의를 다수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총장에게 제기된 징계 혐의는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 사찰 △채널A 사건과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감찰 방해와 수사 방해 △총장 대면조사 협조 의무 위반과 감찰 방해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 손상 등이다.
이에 윤 총장은 같은 달 25일 서울행정법원에 직무 집행 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 정지를 신청하고, 26일 직무 집행 정지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7일에는 법무부의 징계심의와 관련해 이석웅 법무법인 서우 변호사와 이완규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를 특별변호인으로 선임했다.
같은 기간 전국 고등검찰청 검사장 6명과 일선 검사장 17명, 서울중앙지검을 비롯한 일선 검찰청 평검사들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을 철회해 달라는 내용의 집단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직무 정지 명령이 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감찰위원회는 지난 1일 임시회의를 열어 윤 총장 감찰 절차와 징계 요건을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한 후 "대상자에 대한 징계 청구 사유 미고지와 소명 기회 미부여 등 절차의 중대한 흠결로 인해 징계 청구, 직무 배제, 수사 의뢰 처분은 부적정하다"고 밝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조미연)는 같은 날 윤 총장이 낸 직무 집행 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 정지를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추 장관으로부터 직무 집행 정지 명령을 받은 윤 총장은 즉시 업무에 복귀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의 집행으로 인해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달리 집행 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다만 그 집행 정지의 기간을 본안 사건의 판결 선고 후 30일까지로 정한다"고 판단했다.
추 장관이 검사징계법에 따라 정한 징계심의기일은 지난 2일에서 4일로, 다시 10일로 2차례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당연직 징계위원이었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지난달 20일 사의 표명에 이어 이달 2일 공식 사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신임 법무부 차관에 이용구 변호사를 내정했고, 이용구 차관의 임기는 3일부터 시작됐다.
윤 총장의 특별변호인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에 검사징계법 제5조 제2항 제2호, 제3호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무부 측 법률대리인은 같은 날 서울행정법원 재판부에 직무 집행 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 정지 일부 인용에 불복해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
헌재는 9일 윤 총장 측이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심판 회부를 통지한 후 심리에 착수했다. 서울고법은 같은 날 직무 집행 정지 처분 집행 정지에 대한 즉시항고 사건을 행정6부(재판장 이창형)에 배당했다.
지난 10일 진행된 징계심의기일에는 윤 총장이 불참한 가운데 당연직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추 장관이 지명한 검사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과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추 장관이 위촉한 외부 위원으로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징계위원으로 참석했다. 외부 징계위원 1명은 불출석했다.
윤 총장의 특별변호인은 이용구 차관과 심재철 국장, 정한중 교수, 안진 교수 등 징계위원 4명에 대한 기피를 신청했다. 이에 심 국장은 스스로 징계위원을 회피했고, 징계위원회는 이 차관 등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기피 신청을 기각했다.
징계위원회 첫 심의기일에서는 위원회 간사의 징계심의자료 보고와 질의, 특별변호인의 의견 진술과 질의, 증인 등 증거 신청과 채부 결정 절차가 진행됐다. 징계위원회는 당일 오후 8시쯤 정회하고, 이날 오전 10시30분 심의를 속행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징계위원회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 손준성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박영진 울산지검 부장검사, 류혁 법무부 감찰관, 이정화 대전지검 검사 등 7명을 증인으로 채택했고, 특별변호인의 기피 신청 후 스스로 징계위원을 회피한 심 국장을 직권으로 증인으로 채택했다.
이날 속개된 심의기일에도 윤 총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기일에서는 채택된 증인심문, 특별변호인의 최종 의견 진술, 위원회 토론과 의결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윤 총장 측에서는 증인심문에 앞서 공정성 우려를 이유로 징계위원 중 정한중 교수와 신성식 부장에 대한 기피를 신청했지만, 징계위원회는 이를 기각했다. 또 윤 총장 측은 예비위원을 추가해 징계위원 7명을 채워달라고도 요청했지만, 징계위원회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계위원회는 지난 10일 1차 회의에서 직권으로 증인채택한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증인채택도 돌연 철회했다. 철회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에 대해 윤 총장측은 증인심문을 다시 요청한 상태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2차 검사 징계위원회가 열린 1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의 모습.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