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전파력이 70% 가량 강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가 새로운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지역만 전세계 24개국 이상이며, 영국에선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패션·문화의 거리인 카나비 스트리트가 거의 텅 비어 있다. 사진/뉴시스
28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4만1385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로 일일 기준 최대 규모로, 기존 최다였던 3만9237명(23일)을 넘어섰다.
영국 내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전 세계 수십개 국가가 영국발 입국을 제한하고 있지만 유럽은 물론 한국에서도 감염이 확인되는 등 전 세계 곳곳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다.
외신보도를 종합해보면 변이 바이러스가 발견된 국가는 24개국에 달한다. 유럽의 경우 영국을 포함해 독일·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스위스 등 최소 14개국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졌다. 중동에선 레바논·요르단·이스라엘, 아시아권에선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일본·중국 홍콩·한국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호주 및 미주 지역에서도 감염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염이 확인되지 않은 지역에도 변이 바이러스가 퍼져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변이 바이러스가 내년 새로운 팬더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칼럼 셈플 리버풀대학교 아동건강 및 감염의학과 교수는 “이 바이러스는 더 쉽게 퍼질 수 있다는 진화적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모든 변종을 능가할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다른 바이러스보다 널리 퍼질 것”이라고 추측했다.
감염이 확인되지 않은 미국도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퍼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코로나19 감염자의 극소수만이 유전자 분석 과정을 거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이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았을 뿐 이미 미국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브렛 지로어 미 보건복지부 차관보는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변이 바이러스가)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국제적 연결성을 고려하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여긴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에서도 지난 22일 영국 런던에서 입국한 일가족 3명에게 변이 바이러스 검출되면서 추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방역당국이 영국과의 항공편을 차단했지만 변이 바이러스가 이미 수십개국에 확산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지 않도록 적극 방어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역학적으로 영국 변이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며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지 않도록 유입을 최대한 차단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