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기자의눈)코스피 신기록의 그림자 '빚투'
입력 : 2020-12-30 오전 6:00:00
증권팀 우연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연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새 역사를 쓰고 있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규모도 커지고 있다. 상승장 흐름 속에서 나만 뒤처지면 안된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금액은 역대 최고인 19조4536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각각 9조7669억원, 9조6868억원의 빚이 쌓여있다.
 
주식시장이 호황일 때 '빚투'가 늘어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빚을 내 투자하면 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변동성이 더 커지기 때문에 투자 대비 큰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레버리지 효과를 노린 투자가 수익을 내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반대매매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대매매란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난 후 빌린 돈을 약정한 만기기간 내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고객의 의사와 관계없이 주식을 강제로 일괄매도 처분하는 매매를 말한다.
 
지난 23일과 24일 반대매매 금액은 각각 245억원, 223억원으로 이달 들어 처음으로 200억원을 넘었다. 코스피 지수가 랠리를 이어가는 동안 그 이면에는 빚투에 따른 손실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23일엔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이 7.8%까지 올라 최근 3개월 중 세번째로 반대매매 비중이 큰 날이었다.
 
코스피 지수는 날마나 '빨간 불'이지만 투자자들이 보유한 대다수 종목들은 '파란 불'이기 때문이다. 지수를 대표하는 반도체와 자동차, 2차 전지 등 일부 대형주들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면서 개인들이 주로 보유한 중소형주들로는 순환매가 돌아가지 않는 모양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28일에도 종목별 차별화가 뚜렷했다. 코스피 대형주 100개는 전일 대비 6.75포인트 오른 반면 코스피 중형주 199개는 20.11포인트 하락했다. 소형주 482개도 19.07포인트 떨어졌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이 연초에 증시가 단기 하락 구간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는 만큼 조정장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증시 호재 이슈로 작용하던 미국의 추가 부양책과 백신 개발 소식이 거의 소진된 현재 당분간은 추가 상승을 이끌 큰 이벤트가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 폭등의 이면에 과도한 가계 빚이 존재하듯이 주식 빚투는 증시 강세의 그림자다. 수익률을 높이는 좋은 투자 수단인 동시에, 서툴게 쓰면 주식투자를 단기 매매에 매몰시키기도 한다. 파티를 즐기더라도 비상구 옆에서 춤을 춰야 한다는 말이 있다. 코스피 3000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자금으로 주식 투자를 하면서 스스로를 지켜야 할 때다.
 
우연수 증권팀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