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또 다시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에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개는 훌륭하다’에 출연 중인 동물훈련사 강형욱, 방송인 이경규, 장도연, 그리고 스태프들이 피해를 입었다. ‘출연료 미지급’ 잊을 만 하면 또 다시 방송가에 터지는 고질병이다.
KBS 측은 13일 ‘개는 훌륭하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해 “기존 외주 제작사였던 코엔미디어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 중이다”고 밝혔다. 이에 재정비를 위해 촬영을 한 주 쉬어가며 촬영 분이 있기 때문에 방송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개훌륭’ 출연료 미지급 논란은 지난 8일 처음 제기가 됐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벌어지자 KBS 측은 외주 제작사의 경영상 문제라고 선을 그으며 외주 제작사의 경영상의 문제로 인해 KBS가 제작비를 모두 지급했음에도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잊을 만하면 터지는 연예계 고질병과 같은 일이다. 2015년에도, 2016년에도 그리고 지난 2018년에도 연일 배우들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논란이 됐다. 그러다 보니 매번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이미 예견된 일이라는 지적도 매번 나왔다. 이를 증명하듯 또 다시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터진 것이다.
출연자 미지급 사태가 벌어질 때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측은 “강력한 법적 제재가 없다 보니 매번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달라지는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방송사의 개선 의지가 중요하다고 언급해왔다.
방송사는 편성을 결정하고 이후 약속한 제작비를 외주 제작사에 지급한다. 외주 제작사는 방송사에서 지급 답은 제작비를 통해 출연료와 임금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결국 출연료 지급 및 임금 지급은 제작사의 도덕성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 방송사 입장에서는 약속한 제작비를 지급했으니 자신의 몫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 해 TV조선 ‘쇼핑왕’ 출연자와 스태프들의 출연료 및 임금 미지급, SBS 플러스 ‘떠나요 둘이서’, XTM ‘더벙커’ ‘F학점 공대형’ 역시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했다. 2018년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상파 드라마의 출연료 미지급 금액만 30억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2년이 지난 지금 알려지지 않은 것까지 따지면 그 금액이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해결되기도 쉽지 않다. 출연료를 미지급한 제작사가 폐업 신고를 한 뒤 대표와 이름만 바꿔서 다시 제작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제작사 자체가 폐업을 했기 때문에 미지급 분을 받을 길이 없어진다.
물론 이러한 출연료 미지급 사태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은 자신들이 발생하는 출연료 완납 증명서를 받아 제출한 제작사에 방송사가 미납금을 지불하라는 제안을 했다. 즉 출연료를 완납한 제작사만이 방송사에게 제작비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럴 경우 미지급 사태가 벌어질 소지가 줄어든다.
또한 임금 체불 불량 제작사 및 제작사의 실명을 공개하고 활동 규제 제재 조치, 검증 되지 않은 불량 제작사에 미 편성 등의 요구안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안전장치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방송가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벌어지는 중이다. 데뷔 40년차 예능 대부 이경규마저도 4개월치 출연료를 받지 못하는 마당인데 제 목소리 내기 힘든 신인들의 상황은 어떻겠나. 그러나 여전히 법적인 안정장치는 마련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경규 출연료 미지급. 사진/채널A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