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폭행 의혹을 받는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피해자인 고시생들로부터 고발됐다.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은 26일 박범계 후보자를 특수폭행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고발장에서 "박 후보자가 야간에 고시생을 보자마자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고 흔들면서 폭행하고, 수행비서는 옆에서 고시생 얼굴을 사진 찍으려 한 행위는 다중의 위력으로써 고시생에게 폭행을 가한 것"이라며 "박 후보자와 수행비서를 형법 제261조 특수폭행 혐의로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또 "저희 고시생은 폭행이 발생했던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박 후보자의 진솔한 사과와 반성만 있으면 용서하고, 더 이상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 고소도 취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지만, 박 후보자는 25일 인사청문회에서 끝내 고시생 폭행 사실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자는 지난 25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고시생 폭행 의혹에 대한 질의에 "사실관계가 다르다"고 부인하면서 "제 덩치가 크지 않은데, 저보다 훨씬 큰 덩치의 청년 대여섯 명이 밤 10시에 나타났다. 그때 제 주소를 어떻게 알았나 싶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로스쿨이 도입돼 전국적으로 시행된 상황에서 원점으로 하기에는 어려웠다"며 "장관으로 일할 수 있다면 사시존치를 바라는 많은 분의 목소리에 대해 다시 한번 임시로라도 구제 조치가 가능한지 검토해 보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앞서 조선일보는 지난 5일 박 후보자가 2016년 11월23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있는 자신의 오피스텔 앞에서 사법시험 폐지를 막아달라면서 시위한 고시생을 폭행·폭언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박 후보자는 같은 날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는 자리에서 취재진을 만나 "반대다. 제가 폭행당할 뻔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고시생모임은 12일 박 후보자를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소했다. 이 단체는 "피고소인은 사법시험을 살려 달라며 무릎 꿇고 읍소하던 고시생을 폭행한 것이 사실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폭행은 없었고, 오히려 고시생들에게 맞을 뻔했다'는 명백한 허위사실을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시생모임은 피고소인에게 미리 연락하고 당산 오피스텔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2인 1조로 각 출입구에 대기하고 있다가 정문 쪽에서 피고소인이 나타나자 무릎 꿇고 사법시험을 살려 달라 읍소를 했지만, 피고소인이 멱살을 잡고 흔들고 욕설을 하면서 고시생을 폭행한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이후 14일에는 "'고시생 폭행은 없었다'는 허위사실을 기자단에 전달할 것을 준비단 관계자 등에게 지시했고, 이러한 허위사실을 보도하게 함으로써 고시생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면서 박 후보자를 직권남용 혐의로도 고발했다.
이종배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특수폭행 혐의로 고발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