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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주식연계채권, 상장첫날보다 다 올랐다
다들 주식 인수·전환에만 관심…채권 헐값 매도할 때가 매수기회
입력 : 2021-01-29 오후 1:0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주식과 연계해 발행된 채권들은 모두 증시에 상장한 후 채권가격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들이 채권을 상장 초기에 헐값에 처분할 때를 매수 기회로 삼는다면 채권으로도 차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기업들이 발행해 현재 채권시장에서 거래 중인 주식 관련 채권은 총 12종목이다. 이중 BW에서 분리돼 상장된 채권이 9종목으로 가장 많고 나머지 3종목은 CB다. 이들 모두가 채권시장에 상장했을 당시보다 현재 채권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루윈11 채권은 상장일인 지난해 6월9일 7760원을 기록했으나 오늘(28일)엔 9519원까지 올랐다. 무려 22.67%의 상승률이다. 작년 6월8에 상장한 팬스타엔터프라이즈22 채권도 상장 첫날 8555원으로 마감했으나 현재 9401원으로 10% 가까이 상승했다. 
 
 
이와 같은 채권가격 상승은 애초 채권이 약속한 채권이자와는 별도로 얻을 수 있는 차익이다. 트루윈11의 경우 만기수익률 111%를 약속한 5년만기 채권이다. B-등급을 받아 발행금리가 높은 편이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3 CB만 유일하게 상장일보다 5% 넘게 하락했는데, 이 채권은 비상장기업이 발행한 CB여서 실질적으로 손실을 입은 개인 투자자는 드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주식 관련 채권가격이 모두 상승한 배경에는 코로나19 충격 완화도 있지만, 그보다는 채권 투자자들의 매매성향에 크게 영향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BW 및 CB 투자자들은 대부분 해당 채권에 부여된 신주인수권과 주식 전환 권리에만 관심을 갖는다. 주주배정 혹은 일반 공모를 통해 BW를 배정받아 신주인수권과 채권이 분리돼 각각 신주인수권 시장과 채권시장에 상장되면 신주인수권만 보유하고 채권은 즉시 처분하려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상장 첫날부터 채권을 헐값에라도 처분하려는 매도 수요가 몰리고 채권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상장 첫날에는 채권도 가격 변동성이 확대돼 주식처럼 채권가격이 위아래로 크게 오르내리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이 같은 매도세가 크게 한번 휘몰아치고 나면 채권 자체에 관심이 많은 채권투자자들이 저가 매수를 이어가며 가격이 천천히 오르는 패턴이 반복되곤 했던 것이다. 
 
이와 달리 CB는 주가가 주식 전환가액보다 얼마나 높고 낮은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채권이자가 연 1.0%에 불과함에도 채권가격이 액면가를 10% 이상 웃도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CB를 주식으로 전환했을 때 차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라서다. 즉 CB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발행회사의 주가가 더 올랐다는 의미다. 
 
물론 상장 초기에는 이와 무관하게 약세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주식 전환 시 차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라도 실제로 이익을 취할 수 있을지 불안한 요인이 있을 때 그렇다. 심리적인 요인에 의한 약세라면 이때를 매수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런 BW, CB를 발행하는 기업들은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만든다. 적자기업도 많고 부실이 쌓인 곳도 있다. 투자적격등급 채권은 드물고 정크본드인 B~BB급 채권이 주류를 이룬다. 
 
하지만 채권 투자가 주식과 다른 것은 발행기업이 대규모 흑자를 내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이다. 주가는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야 오르지만, 채권은 빚을 갚을 최소한의 능력만 있으면 된다. 적자기업이라도 채무상환에 충분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접근할 수 있다.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면 금상첨화다.  
 
또 3년만기, 5년만기로 길게 발행된 채권이라도 실제로는 1년만기 채권처럼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상장돼 있는 모든 주식 관련 채권에는 투자자가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붙어 있다. 만기 전이라도 풋옵션 행사일이 됐을 때 중도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이때 이자는 중간에 주던 표면금리에 준한 이자가 아니라 채권수익률로 일할 계산한 이자다. 
 
반대로 콜옵션이 붙은 채권은 회사가 중간에 상환할 수 있는 권리다. 약속한 날짜보다 앞당겨 갚는 것. 투자자로선 좋을 수도 있고, 너무 일찍 갚아 기대한 이자수익을 다 얻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면 현재 채권가격이 얼마이든 이자 외 원금은 액면가로 상환한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채권시장에서 1만원 넘게 주고 매수했어도 1만원만 돌려받기 때문에 손실을 볼 수 있다. 물론 콜옵션을 행사하기 전에 주식 전환을 신청하면 된다. 비싸게 사서 주식으로 전환해도 이익이 남는지를 잘 따져봐야 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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