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정부가 공중에 난립한 전선·통신선 정리에 향후 5년간 2조8500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정비 대상은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지역과 스쿨존 등이다. 이번 정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 인센티브제와 새로운 기술도 도입할 방침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한 '2차 공중케이블 정비 중장기 종합계획(안)'을 2일 발표했다. 도시 곳곳에 난립해 생활 안전사고를 유발하고 도시미관을 훼손하는 전선·통신선을 정비하는 방안이다. 이번 2차 계획을 통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와 한전·방송통신사업자는 향후 5년간 공중케이블 지상 정비 사업에 1조 4000억원, 땅속 지중화 사업에 1조4500억원 등 총 2조8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공중케이블 정비사업 현장. 사진/뉴시스
지상 정비와 지중화 사업 모두 우선 추진 지역을 선정해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안전 위험지역과 전통시장 및 주택상가 지역에 우선 투자해 정비할 예정이다.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이번에 도입한 인센티브 체제를 통해 정비 대상을 과거 단순 인구비례 물량 배분방식에서 주택가구수와 노후 주택수를 기준으로 조정해 인구 50만 이상 27개 지자체로 확대 개편했다. 지자체의 △기반 인프라 정비지원 △지중화 확대계획 △홍보방안 등 정비계획과 이행실적을 평가한 후 지자체별로 상·중·하로 나눠 '하'로 평가된 지역의 정비금액 30%를 '상'으로 평가된 지역으로 재배분한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마재욱 과기정통부 통신자원정책과장은 "공중케이블 정비사업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도를 높이고, 협조를 유도하기 위해 지자체 협업 인센티브 절차를 도입한다"며 "지중화 사업은 학교 주변 통학로 스쿨존을 대상으로 우선 추진하고, 지중화가 가능한 관광특구·축제장 등 다른 대상 지역도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재욱 과기정통부 통신자원정책과장이 2일 브리핑에서 '2차 공중케이블 정비 중장기 종합계획(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브리핑 캡처
시범 사업을 통해 새로운 기술 도입도 추진한다. 무선백홀 기술을 적용해 건물과 건물 사이·건물과 전주 사이 중계구간에 유선케이블을 제거하고, 무선 송수신 방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네트워크 기반 고도화 시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로에 최소 폭(30㎝ 이하)·깊이(60㎝ 이상)로 굴착해 통신관로를 신속·저비용으로 매설하는 '미니트렌칭 공법'의 시범사업도 서울·부산에서 대전·대구·광주광역시로 확대해 추가 실시한다. 마 과장은 "미니트렌칭 공법의 적용 가능성을 시험해 지중화 공사비용을 절감하는 방안을 도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사후관리 강화 차원에서 기술 기준 위반 시정명령 후 과태료 1000만원 이하 부과 등 정비 후 재난립을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공중케이블 정비협의회 위원장인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은 "방송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설치된 공중케이블은 시민안전 위협과 도시미관 개선을 위해 정비하고, 전통시장·노후주택 밀집지역·주택상가 등을 우선적으로 집중 투자해 거리 환경을 만들겠다"며 "신공법 적용을 통해 미래 디지털 네트워크 인프라를 확충해 정보통신 네트워크 기반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6~2020년 1차 계획(2조6105억원 투자)을 진행해 전주 40만여본과 1700여개 구역을 정비했다. 주민 만족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케이블 정비에 따른 생활환경 개선사항은 91.8점을 기록했고, 노후·불량 전봇대 및 설비 교체 후 사고위험 감소는 90.2점을 달성하는 등 만족 수준으로 조사됐다.
2차 정비부터 시범지역이 확대 적용되는 지하매설 미니트렌칭공법 개념도. 사진/과기정통부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