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통신사들이 디즈니플러스 제휴를 위한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제휴에 성공하면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에 콘텐츠를 올리거나 제휴 상품을 선보이는 등 활용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콘텐츠 시장이 성숙하며 국내 콘텐츠의 강점을 살리지 못할 경우 영향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7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디즈니플러스와 제휴를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최창국 LG유플러스 커스터머사업그룹장은 지난 3일 열린 2020년 4분기 경영실적 설명회를 통해 "오픈 플랫폼 전략을 취하고, 디즈니와의 협력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SKT도 같은날 경영실적 설명회에서 "현재 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포함한 미디어 영역에서 초협력의 열린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오리지널콘텐츠 투자 확대, 글로벌 제휴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 밝혔다. 오는 9일 실적설명회를 열 KT도 이와 관련한 언급이 있을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해 일본에 진출하며 현지 이통사 NTT도코모와 제휴했다. 사진/NTT도코모 홈페이지
통신사 입장에서 해외 콘텐츠 플랫폼 업체 제휴는 가입자 경쟁을 비롯한 출시 상품 다양화 등의 이점이 따라온다. 지난 2018년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단독으로 제휴해 IPTV를 통해 서비스하며 가입자 증가 효과를 얻었다. 이후 모바일에서도 넷플릭스를 즐기는 결합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KT도 지난해부터 넷플릭스와 제휴해 IPTV, 모바일 요금제 등으로 활용 중이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글로벌 사업을 확대하며 해당 지역의 통신사와 제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올해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며 국내 통신사와 손잡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마블, 픽사 등 매니아층이 형성된 콘텐츠를 보유한 디즈니플러스의 등장으로 국내 플랫폼 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업계는 국내 시장의 대다수 이용자가 국내 콘텐츠를 소비하는 만큼, 디즈니플러스가 이를 얼마나 확보할지가 향후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스튜디오 공간을 만들고, 국내 오리지널콘텐츠에 투자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들어온다 해도 해외 콘텐츠만으로 플랫폼을 꾸리긴 어려울 것"이라며 "국내 이용자 특성에 맞는 한국 콘텐츠 투자가 이어져야 영향력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