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KT가 지난해 단말 수입 및 유선 매출 감소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다소 아쉬운 매출을 거뒀다. 하지만 IDC와 클라우드 등 B2B 사업과 인터넷(IP)TV 분야의 선방으로 영업이익은 소폭 상승했다.
KT의 연결기준 2020년 실적 요약. 자료/KT
KT는 9일 지난 2020년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이 23조9167억원, 영업이익이 1조184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 상승했지만, 매출은 1.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7034억원으로 2019년보다 5.6% 늘었다.
KT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6조2073억원, 영업이익은 166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비 대기 0.2%, 6.4%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은 391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KT는 지난해 서비스 수익이 성장했지만 단말 수익이 감소하고 코로나19 영향으로 금융·부동산 사업이 부진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KT의 2020년 서비스 수익은 20조8461억원으로 전년보다 0.4% 증가했지만, 단말 수익이 3조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6% 감소하면서 실적에 타격을 입혔다. 유선 전화 매출도 7.3% 감소했다.
코로나19에 주요 자회사 매출도 줄었다. 외국인 여행객 감소 및 소비 위축으로 BC카드 매출은 전년 대비 4.2% 하락했다. 분양 매출 및 여행객 감소에 따른 호텔 매출 하락으로 KT에스테이트 매출은 2019년보다 24.9% 떨어졌다.
하지만 B2B 사업과 콘텐츠 부문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매출 감소분을 상쇄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곳은 AI·DX(인공지능·디지털 전환) 사업으로 매출액을 전년 대비 11.8% 끌어올렸다. 특히 IDC와 클라우드 사업이 관련 실적을 견인했다. 블록체인 매출도 코로나19 이후 지역 상권 강화를 위한 지자체 지역화폐 발행량이 증가하면서 7배 늘었다.
언택트 산업 호황을 타고 콘텐츠 매출도 늘었다. IPTV 매출은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음원 유통·온라인 광고 등 콘텐츠 자회사 매출도 9.6% 확대됐다.
무선 매출은 1.3%로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KT 측은 지난해 누적 5G 가입자 362만명을 기록하며 5G 관련 매출을 끌어올렸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로밍 매출 감소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KT는 지난해 선언한 디지털 플랫폼 전환 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AI·빅데이터·클라우드 경쟁력을 바탕으로 타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에서 추진 중인 뉴딜 사업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김영진 KT 재무총괄책임자(CFO)는 "2021년은 디지털 플랫폼 사업의 확대, 과감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차별화된 방식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며 "그룹 역량을 결집해 성장에 집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마했다.
한편, KT는 지난해 5월 발표한 강화된 배당정책을 바탕으로 1주당 배당금을 전년 대비 250원 늘어난 135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확정 후 지급될 예정이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