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북한이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외교가 안팎에서는 북한이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바이든 행정부의 반응을 떠보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6분과 7시25분경 함경남부 함주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는 약 450km, 고도는 약60km로 탐지됐으며,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다.
군 관계자는 "지상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지난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공개됐던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일 가능성이 언급된다. 탄두가 길고 뾰족해 전술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3월29일 강원 원산에서 '초대형 방사포' 발사 이후 약 1년 만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거리와 관계없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이지만, 과거 트럼프 행정부는 '단거리는 큰 문제 없다'는 식으로 용인해왔다. 결국 이번 북한의 도발은 바이든 행정부가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시험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남한도 가지고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데 대해 새로운 제재를 채택하면, 북한은 그것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과 '이중잣대'를 다시 확인시켜 준 것으로 간주할 것"이라며 "이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신형무기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과의 강대강 대결 구도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 시대의 북미관계'로 돌아갈 것인지 새로운 '선대선' 관계를 모색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면서 한미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무시하면서 남북미중이 함께하는 '북핵 4자회담'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가 마무리단계에 들어섰고, 최종 검토를 위해 다음 주 미국 워싱턴DC에서 한미일 안보실장 대면회의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의를 주재하고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는 한 차례의 삼자 회의와 두 차례 양자 회의(한미, 미일)로 진행된다.
북한이 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1월15일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된 '북한판 이스칸데르' 개량형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