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 제기된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문건 연루 의혹이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회의에서 재차 다뤄질 예정이어서 여야간 신경전이 거세질 전망이다. 여당은 노골적 범죄 은폐라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선거 공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28일 국회 의사일정에 따르면 정보위는 29일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관한 현안보고'와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관련 자체 진상규명 추진경과 보고'에 대해 다룬다.
국가정보원 불법사찰 관련 자체 진상규명 추진경과의 경우 이미 지난 15일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의 보고를 받은 바 있지만 당시 내용이 부실해 추가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정보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5일 "민주당이 24일 여야 간사 합의 없이 독단적으로 국회 정보위를 오는 29일 개회한다고 통보했다"며 "국회 정보위를 선거공작위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신들 입맛대로 선거 일주일 전에 특정 후보를 겨냥해 국회 정보위를 열어 선거공작을 하겠다는 발상에 어이가 없어서 말조차 나오지 않는다면서 "정보위 회의에서 국민을 대상으로 불법사찰공청회까지 의결하겠다고 하는 등 드러내놓고 선거공작을 하려고 한다"며 "국가안보기관까지 동원하는 초법적 선거공작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후보는 이명박 정권 시절 청와대 홍보기획관과 정무수석을 역임, 당시 국정원 불법사찰 지시 혹은 보고 여부를 놓고 여야 간에 신경전이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부산시장 판세가 박 후보에 기울어 있는 상황에서 불법사찰 의혹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은 야당의 주장에 반박하며 "지난 15일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의 자체 진상조사단 구성과 감찰에 대한 중간보고를 2주 후에 받기로 한만큼 일방적 회의 개최 운운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명박·박근혜 청와대의 지시로 자행된 국정원 전방위적 불법사찰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국회의 의무"라며 "자당의 부산시장 후보가 불법사찰을 지시하고 보고받은 사실이 부각되는 것이 편치 않겠지만, 그렇다고 자당 후보의 관련성을 은폐하기 위해 정보위원회도 열지 말고 진상규명도 하지 말자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골적으로 범죄를 은폐하자는 주장이자 선거를 이유로 국정원의 불법사찰 진상규명을 방해하겠다는 의도"라며 "오히려 자당의 후보가 관련이 없다면 떳떳하게 정보위를 열어서 검증해야지, 감춰서 선거에 당선되고 보자는 의도인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진상과 의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정보위 전체회의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야당이 불법사찰 문제에 대해 회의 소집을 거부한다해도 전체회의 소집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하태경(오른쪽), 조태용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정원 불법사찰 정보공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