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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나소흑전기: 첫만남편’ 달라진 중국 애니 기술력에도 아쉬운 점
입력 : 2021-04-20 오후 4:07:01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누적 조회수 4억뷰를 기록한 웹 애니메이션 나소흑전기의 첫 극장판이 한국을 찾는다.
 
극장판 나소흑전기: 첫만남편은 요정과 인간이 함께하는 세상, 홀로 떠돌던 검은 고양이 요정 소흑이 최강 능력의 집행자 무한과 미스터리 능력의 요정 풍식을 만나 의문의 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판타지다.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평화로운 숲 속에서 잠에서 깬 소흑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평화도 잠시, 숲 속 동물들이 도망을 치고 소흑은 부러져 쓰러지는 나무, 무너져 내리는 산을 목격한다. 그리고 무너지는 땅 위로 인간의 굴삭기를 보게 된다. 이후 요정 소흑은 집이나 다름없는 숲을 잃고 한낱 길 고양이로 전락하고 만다.
 
이런 내용만 보면 환경 파괴의 경종을 울리는 애니메이션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더구나 중국의 과도한 환경 파괴가 국제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 속에서 중국 애니메이션이 환경 파괴에 경종을 울리는 애니메이션을 내놓는다는 것도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을 자세히 뜯어 보면 환경 파괴를 막아야 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개발은 당연하고 이에 순응하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요정은 인간들의 개발로 인해 터전을 잃게 된다. 이로 인해 인간을 싫어하는 부류와 그럼에도 순응하고 인간 사회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부류로 나뉜다. 공교롭게도 두 부류 모두 문명의 이기인 핸드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나온다는 점이다.
 
모두의 공존을 이야기하는 듯 하지만 자연 우위에 인간을 두고 있음을 명확히 한다. 풍식의 마지막 선택을 두고 나타 대인과 회관의 집행자가 나누는 대화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더구나 요정이 거주하는 회관 역시 도심과 동떨어져 있다. 마치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유일한 미개발 지역처럼.
 
‘나소흑전기: 첫만남편’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나소흑전기: 첫만남편은 중국 애니메이션의 달라진 기술력을 엿볼 수 있다. 국내 관객들이 주로 접하는 애니메이션의 제작 국가는 미국과 일본이다. ‘나소흑전기: 첫만남편은 수채화 풍의 그림체가 주는 포근함이 인상적이다. 그러면서도 도심 지역은 수채화 풍과는 또 다른 도심 자체가 주는 분위기를 살리는 작화를 사용해 자연과 도심의 분위기에 차별성을 뒀다.
 
여기에 이야기가 클라이맥스로 올라가면서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무한과 풍식의 대결은 박진감 넘치는 볼거리를 자랑한다. 더구나 4DX로도 개봉을 하는 만큼 무한과 풍식의 대결을 눈으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오감으로 느낄 수 있다.
 
중간 중간 코믹한 장면이 등장해 웃음을 자극한다. 진지할 것만 같은 무한의 개그 장면, 무한에게서 도망을 치려다 번번히 실패해 잡히는 소흑의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한다. 이러한 코믹한 장면은 마치 만화책의 한 장면처럼 연출해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중국 작품 특유의 무협 느낌이 나는 것도 나소흑전기: 첫만남편만의 차별성이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복식은 무협 장르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무한을 비롯해 풍식, 낙죽, 천호, 허회 등의 전투 방식은 무협 장르에서 익숙한 무공과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최근 중국 애니메이션 산업이 중국 고전 작품들을 다룬 애니메이션들을 내놓으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나소흑전기: 첫만남편역시 이러한 중국 고전 작품들이 확장된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모노노케 히메의 코다마를 연상케 하는 존재가 등장하거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검댕이를 연상케 하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작화부터 시작해 이러한 유사한 느낌으로 인해 자막 버전이라 중국말이 나오지 않는다면 중국 애니메이션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22일 개봉
 
‘나소흑전기: 첫만남편’ 스틸. 사진/디스테이션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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