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 선거를 패배로 보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주당이 당헌까지 바꿔가며 서울·부산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염치'와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일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쓴소리 경청이라는 주제의 공개 강연을 진행, 강연자로 나선 최진석 서강대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제가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는데, 쓴소리 하는 사람으로 신분이 바뀌었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당 대표에 출마한 의원의 출사표가 친일잔재 청산이라는 말을 보고, 이분들이 서울·부산 시장 선거를 패배로 인정하지 않으신다고 느꼈다"며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높은 수준의 명예를 헌신짝처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했으나, 시장을 내는 것이 더 중요해 말을 바꿨다. 여기에서 부끄러움이 느껴져야 한다"며 "염치가 있어야 한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았다면 서울·부산 시장을 뺏긴 대신 존엄을 지킬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존엄을 지키면 손해를 보냐 그렇지 않다"며 "존엄을 지키면 동조자가 더 많이, 끈끈하게 생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정주 의원이 '준비가 안 된 상대와 협치할 때까지 기다리라고 국민에 이야기하는 것이 맞는지 고뇌가 있다'고 하자 최 교수는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다는 건 전적으로 개인적 판단"이라며 "자신의 판단 기준은 그대로 유지하고 이 기준에 맞으면 함께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우리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악으로 받아들이는데, 협치는 나와 다른 생각을 한 사람을 상종하지 못할 사람, 틀린 사람, 잘못된 사람으로 보지 않을 수 있는 내공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더민초 쓴소리 경청 1탄’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들이 최진석 서강대 교수의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