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황교안 미래통합당(국민의힘의 전신) 전 대표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초청으로 방미길에 올랐다. 하지만 그의 정치 행보를 두고 야권 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황 전 대표는 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껍데기만 남은 한미동맹을 더 방치할 수 없어 지금 미국으로 간다"며 "미국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불신이 대한민국에 대한 불신이 되지 않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은 세계에 전례없는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라며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잊는다는 말처럼 항상 함께했기에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권에 기대거는 일에 지쳤다"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회복을 제가 직접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황 전 대표는 CSIS의 초청으로 워싱턴DC를 방문한다. 한미동맹 정상화와 동북아 관계, 백신 협력 방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또 미 정치인들도 만날 계획이다. 황 전 대표의 방미에는 지성호 국민의힘 의원이 동행한다.
이번 방미를 시작으로 황 전 대표가 정치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황 전 대표는 지난 3월10일 정치 재개를 사실상 공식 선언했다. 그는 SNS에 "지금은 백의종군으로 홀로 외롭게 시작하지만 제 진심이 통해 국민과 함께 늑대를 내쫒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야권 내에선 그의 정치 행보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전 의원은 YTN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 출연해 황 전 대표의 정계 복귀에 대해 "지금은 천천히 계시는 게 좋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지난해 총선 패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21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실상 정치를 은퇴했는데 지금 복귀할 명분이나 국민적 요구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복귀 이유의)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의원은 "그 분 이미지가 극우, 강경 이런 이미지"라며 "이번 재보궐선거에 나타난 표심은 중도 합리, 상식 기반의 정치를 하라는 것인데 현재의 민심과는 유리된 분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향하며 지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