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기한은 14일까지로 문 대통령은 여야 논의 결과 등을 기다리며 임명 여부를 최종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내고 "문 대통령은 오후 2시20분경 인사청문회법 제6조제3항에 따라 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4일(금)까지 송부해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는 청와대 임명동의안이 제출된 날부터 20일 이내에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국회가 기한 내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기간을 정해 재송부를 요청할 수 있고, 이후 보고서 채택 여부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취임 4주년 특별연설 후 가진 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청와대가 세 장관 후보자를 발탁한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청와대의)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발탁의 취지와 기대하고 있는 능력,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을 함께 저울질해 우리가 발탁 여부를 (결정)해야 된다"면서 후보자의 흠결에만 집중하는 현행 인사청문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최장 10일의 재송부 기한에서 단 4일만 국회에 제시한 것에 해석이 엇갈린다. 여야가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기엔 다소 짧은 기한이기에, 문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을 감수하고 장관 임명 강행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겠냐는 분석이 유력하다.
그렇지만 과거 문 대통령이 추미애·박범계 법무부장관의 임명을 강행할 때 단 하루의 재송부 기한을 설정한 사례도 있다. 여야의 추가 논의를 실제로 기다리고 있다는 반론의 근거다. 금요일까지 논의시간을 설정한 것은 인사문제를 다음 주까지 끌고 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일각에선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부 인사의 낙마를 청와대에 건의하고, 청와대가 주말기간 고심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이 세 장관 후보자를 옹호한 것도 후보자 중 일부가 '자진사퇴' 형식으로 물러나더라도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론'에는 미리 선을 그은 것 아니겠냐는 해석이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야당 동의 없이 임명한 장관급 인사는 지금까지 총 29명이다. 후보자 3인의 임명을 강행할 경우 32명까지 늘어나게 되며, 여야 관계는 급속도로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 처리는 기약 없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장관 후보자 3명에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렸고, 그들의 거취와 김 후보자 인준 문제를 연계한 상태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노형욱 국토교통부,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기한은 14일까지로, 후보자 자진사퇴 등 변수가 없다면 15일 장관 임명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다. 사진/청와대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