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을 맞아 가장 아쉬웠던 것을 '부동산 문제'로 꼽으면서도 투기금지, 실수요자 보호,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이라는 "정책 기조는 달라질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의지도 확인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마지막 판단 시기를 언급하면서 대화 테이블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취임 4주년 특별연설과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아주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며 ”부동산 정책의 성과는 부동산 가격 안정이라는 결과로 집약되는데, 그것을 이루지 못해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것이 실제 실수요자의 어려움이나 부담이 되는 부분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한 부분은 당정청 간 논의가 되고 있고, 긴밀한 조율을 통해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동산 정책으로 보완하겠다"며 '대출규제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대해선 "남은 임기 1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며 "긴 숙고의 시간도 이제 끝나고 있다.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됐다"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의지를 확인했다.
특히 싱가포르 선언을 토대로 외교를 통한 점진적·실용적 접근이 골자인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우리와 긴밀히 협의한 결과로, 우리 정부가 바라고 있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고 환영하면서 북한의 호응을 기대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제 마지막 판단할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호응하는) 상황이 조성된다면 총력을 다하겠다"며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길로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여러 방안들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예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밖에도 문 대통령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특별사면과 관련해 "대통령 권한이라고 마음대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국민 공감대와 형평성을 고려할 문제"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 부회장의 건에 대해선 "지금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여나갈 필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제계뿐만 아니라 종교계에서도 사면을 탄원하는 의견을 많이 보내고 있는데 국민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4주년 특별연설 주요 내용. 그래픽/뉴스토마토
코로나19 접종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6월 말까지 1300만 명 이상 접종하고 9월 말까지 접종 대상 국민 전원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겠다"며 '11월 집단면역 달성' 목표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길 뜻을 밝혔다.
최근 장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 논란에 대해선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청와대의) 검증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도덕성과 능력의 균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덕성 검증 문제도 중요한데 그건 비공개로 하고, 공개 청문회는 정책 능력을 따지는 청문회로 개선되기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 강성지지자들인 소위 '문파'들의 문자폭탄에는 "여러 목소리가 분출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정치하는 분들이 좀 더 여유있는 자세로 바라봐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문자가 거칠고 무례하면 오히려 지지율을 갉아먹는 효과가 생길 것"이라며 "저를 지지하는 지지자라면, 그럴수록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배려하고 공감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문자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4주년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을 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지난 보궐선거에서도 아주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며 정책보완 의지를 밝혔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