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아 여야 지도부와 대선주자, 유력 인사들이 일제히 광주를 찾는다.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각기 다른 셈법으로 '호남 구애'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지도부는 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되는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 인원이 100명 미만으로 축소되면서 대선주자들과 여야 유력 인사들은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기념식 시간을 피해 5·18 묘역 참배를 이어간다.
기념식과 별도로 대선주자들의 움직임도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권 대선 후보 빅3로 불리는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 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각각 호남 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 전 대표는 이미 지난 13일부터 광주·전남 일정을 소화했고, 이 지사는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찾는다. 정 전 총리 역시 전북 일정 소화 후 5·18묘역을 참배할 계획이다. 아직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당 전통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에 호소하면서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간 것이다.
이번 기념식에는 야당 정치인들의 움직임도 엿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6일 의원총회 당시 "당대표 권한대행 지위에서 우리가 해야 할 첫 행보는 호남을 향한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역사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는 진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첫 발을 내딛었지만, 몇 번의 방문과 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해 보수정당 소속 의원들이 5·18유족회가 주관하는 추모제에 처음으로 공식 초청받기도 했다. 민주묘지를 찾은 정운천·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진정성을 인정해준 만큼, 마음가짐을 더 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 대선후보들도 '호남 구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권 교체를 목표로 호남 민심까지 얻어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등은 이미 5·18 민주묘역을 참배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데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18일 야당 대표 자격으로 기념식에 참석한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정신을 소리 높여 외치면서 뒤로는 내로남불 삶을 살아간다면, 이것이야말로 5·18 정신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배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이목이 집중된다. 윤 전 총장은 언론에 보낸 메시지에서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라며 "어떤 형태의 독재나 전제든, 이에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정치적 언급이 없던 윤 전 총장이 5·18 메시지로 공백을 깨면서 대권 행보 개시 시점이 다가왔다는 해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열사묘역 참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