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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최고의 순방성과, 초당적 협력 기대한다
입력 : 2021-05-24 오전 6:00:00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회담이었습니다. 회담 결과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가대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역대급'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의 굵직굵직한 성과들을 거뒀다.
 
우선 미국은 싱가포르 합의와 판문점 선언 등 북미, 남북 간 과거 합의를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남북 교류에서 한국의 독자적 영역을 인정하는 것과 함께, 미국도 북미 대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North Korea'가 아닌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으로 호칭하고, 트럼프정부의 싱가포르 합의에 기여했던 성김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을 대북특별대표에 전격 임명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북한이 다시 북미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중재하고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미 양국의 협력 분야는 백신(의약품), 5G·6G 네트워크, 반도체, 친환경 배터리, 전략·핵심 원료, 우주산업, 원자력, 기후변화 대응 등 다수의 신기술 미래먹거리 분야로 확대됐다. 한미동맹은 지역의 군사·안보동맹에서 글로벌 기술·경제동맹으로 진화했다.
 
특히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와 전기차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40조원 이상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미국이 주도할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의 존재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의 안보동맹 역시 진일보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이 42년 만에 종료된 것이 대표적이다. 최대 미사일 사거리를 800km로 제약해온 굴레가 사라지면서 한국은 온전한 미사일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원자력 협력 확대'가 우리 해군의 숙원인 '핵잠수함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만 일각에선 그동안 거론됐던 '백신 스와프(Swap·교환)'가 빠져 다소 아쉽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미국에 백신지원을 요청하는 국가는 우리 하나만이 아니다. 오히려 한국과 같은 방역 선진국이 그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의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우리의 '위시리스트'를 모두 다 달성하려고 하는 것은 동맹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여기에 한미 간 포괄적인 백신 파트너십 체결로 아시아 지역의 백신 생산·공급 허브 기지 발판을 마련한 것은 백신 스와프 이상의 장기적 성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번 순방 성과들을 구체화시키는 것이다. 다만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정부가 이를 시작할 순 있겠지만 마무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차기 정부들에게 주어진 과제다. 그 무엇보다 우리의 국익을 중심에 두고 초당적으로 협조하는 여야 정치권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성휘 정치부 기자
이성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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