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크게 작게 작게
페이스북 트윗터
고등학교 교사 49% "고교학점제 추진 중단해야"
조기 진로결정 반대 77%…"충분한 진로 탐색 기간 필요"
입력 : 2021-05-24 오후 2:06:05
[뉴스토마토 권새나 기자] 현장 고등학교 교사 절반이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진보교육연구소 등 7개 단체는 지난달 26일~30일 진행한 '고교학점제 고등학교 교사 설문조사' 결과, 고교 교사 1138명 중 548명(48.9%)이 고교학점제 추진 중단에 답했다고 24일 밝혔다. 같은 문항에서 '시행 연기'는 424명(37.9%)이었다. '계획대로 추진'은 148명(13.2%)에 머물렀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공통과목을 이수한 후 진로·적성에 따라 스스로 과목을 택하고, 이수기준에 도달한 과목의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학생들이 스스로 진로와 적성을 찾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다.
 
교육부는 고교학점제를 지난 2018년 연구·선도학교를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마이스터고, 내년 특성화고, 오는 2025년 전체 고등학교에 적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설문에 참여한 교사 약 77%(873명)는 고등학교 시기에 진로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 고교 1학년 1학기를 진로집중학기로 재편하는 데 반대했다. 진로 설정을 위해 충분한 탐색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찬성은 17.9%(203명)에 그쳤다.
 
고교 교육의 본질을 진로교육으로 설정하고, 1학년 2학기부터 선택형 교육과정으로 운영하는 것을 두고는 교사 76.5%(868명)가 반대했다. '고교 교육은 보편교육이 중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찬성은 19.6%(222명)였다.
 
고교학점제가 취지대로 운영되려면 학생이 어느 지역, 학교에서든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다양한 과목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과정에 고시되지 않은 과목 개설을 허용하고, 학교·지역·대학 연계형 과목이나 원격수업을 운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과목 개설 확대 구상에 설문에 참여한 교사 81%(920명)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반대했다. 찬성은 16.9%(192명)로 집계됐다. 교사가 과목을 개설하느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릴 수 있고, 그 결과물이 일정 수준 이상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원격수업 확대 방침에 대해서도 교사 74.2%(842명)이 '교수-학습의 질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선택의 폭 확대를 위해 찬성한다'는 답변은 22.2%(252명)에 머물렀다. 코로나19로 진행 중인 원격수업이 교육격차를 확대시켰다는 지적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고교학점제를 2025년 도입하기 위한 새 교육과정을 2022년에, 대입제도 개편 방안을 2024년에 각각 발표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교사 73%(823명)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고교학점제와 교육과정·대입 개편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분리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답변은 15.7%(177명)였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2월 고교학점제 시범 운영중인 경기 구리시 갈매고등학교를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사진/교육부 제공
 
권새나 기자 inn1374@etomato.com
 
권새나 기자


- 경제전문 멀티미디어 뉴스통신 뉴스토마토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