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은 "50대 남성 법조인이 이끄는 틀에 박힌 정당 관념을 깨는 완전한 새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당내 진입장벽을 낮추고 부동산 세금과 청년 주거 문제에 당 역량을 집중해 혁신을 도모한다는 목표다.
김 의원은 27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완전히 새판이 필요하다"며 "이번 전당대회는 더불어민주당이 싫지만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변화의 발판이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MBC 기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부대변인과 대변인, 이후 KT 커뮤니케이션실 전무와 MBN 특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성남시 분당구 갑에 출마해 국회에 입성한 초선의원이다.
김 의원은 "당대표는 다선 중진이 돼야 한다는 사고 자체가 낡은 정치문화"라며 "중진 의원들의 경험을 배제하자는 게 아니라 그분들의 비전, 역량,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면 언제든지 달려가 혜안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을 바꾸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변화하는 것을 진정한 혁신으로 정의했다. 당 혁신을 위해선 당의 진입장벽을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참신한 목소리를 내는 완전국민경선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한다는 공약이다.
그는 당의 정책 방향에 대해 "국민을 징벌적 부동산 세금으로부터 구하고 청년과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지켜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유세 부과기준을 구매시점의 공시가격으로 변경하는 법을 추진할 것"이라며 "5년 내 서울 모든 주택이 종부세 부과대상이 된다는 분석을 보면 단순히 강남 부자들의 문제가 아닌 주요 도시의 문제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청년과 무주택자들이 집값의 10%만 내면 나머지 90%는 국가가 주택기금을 활용한 저리 대출로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토록 당의 역량을 집중한다는 목표다. 청년의 미래를 믿고 투자할 때 국가 발전의 기폭제가 된다는 주장이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 일답.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이 27일 <뉴스토마토>와 인터뷰에서 "당내 진입장벽을 낮추고 부동산 세금과 청년 주거 문제에 당 역량을 집중해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김 의원 측 제공
당 대표에 도전한 계기는.
완전히 새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4·7 재보궐에서 국민들이 저희에게 바란 것은 변화와 혁신이다. 국민의힘의 이미지는 50~60대 남성 법조인이 이끌어가는 정당이다. 이런 틀에 박힌 관념을 깨고 우리 당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초선의 경험 부족을 앞세워 당대표 출마에 대한 견제 의견들이 나온다.
경험이라는 모호한 단어를 기준으로 당대표는 다선 중진이 돼야 한다는 사고 자체가 낡은 정치문화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우리 당이 그간 보여주었던 구태 정치가 아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민주당은 싫지만 국민의힘을 대안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한 변화의 발판이 돼야 한다.
그렇다고 중진의원들의 경험을 배제하자는 것은 아니다. 비전과 역량을 바탕으로 중진의원들과 진지한 토론을 해보고 싶다. 또 그분들이 위기의 순간에 우리 당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신 점을 잘 알고 있다. 당 대표가 돼 지혜가 필요한 순간이면 언제든지 달려가 혜안을 구하겠다.
전당대회에서 영남당원들의 투표율이 높아 영남권 주자들이 유리하다는 주장이 있다.
당원분들을 지역으로 구분해 생각하지 않는다. 해당 지역 출신 후보들의 친밀도가 높을 수는 있다. 하지만 단순히 '누구를 더 많이 안다', '누구와 악수를 해봤다'며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분들은 아니다. 진정성 있게 개혁과 혁신의 비전을 제시한다면 당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그 진정성을 헤아려 주실 것이다.
당 개혁을 위한 추진 계획은.
혁신을 통한 '국민신뢰' 회복이다. 혁신은 남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신 스스로를 바꿀 때 비로소 진정한 혁신이다. 무엇보다 당의 진입장벽을 철폐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외부인은 계파와 진입장벽으로 인해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서 완전국민경선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 동시에 참신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내년 지방선거에서 청년들을 공천해 변화의 바람이 식지 않도록 하겠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유능한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수정당에 주어진 첫 번째 과제다. 유력대선주자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소속 후보는 없다. 우리 당에 정말 유능한 분들이 많다. 그분들이 잘 못하는게 아니라 우리당이 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콘서트를 비롯한 대선후보 인큐베이팅을 프로그램을 운영해 매력자산을 끌어올리겠다.
민생정책 추진 방향은.
국민의힘이 펼쳐야 할 부동산 정책은 국민을 징벌적 부동산 세금으로부터 구하고 청년,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지켜드리는 것이다.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보유세의 부과기준을 구매시점의 공시가격으로 변경하는 입법을 당론으로 추진할 것이다. 국민의힘 부동산 공시가격검증센터가 분석한 결과, 5년 내 서울의 모든 주택이 종부세 부과대상이 된다. 그렇게 되면 이 문제는 단순히 강남 3구의 부동산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주요 도시의 문제로 커질 것이다.
또 청년과 무주택자들이 집값의 10%를 지불하면, 나머지 90%는 청년의 미래를 믿고 국가가 주택기금을 활용해 저리 대출로 내집마련의 꿈을 실현해 드리는 방법을 추진해 보고 싶다. 청년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직장을 다니고 성장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큰 부가가치 창출이며, 국가 발전에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이 거론되고 있다.
반대할 이유를 찾을 수 없다. 통합의 가치를 논하면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당 대표가 된다면 홍 의원님을 직접 찾아뵙고 그분 뜻을 듣겠다. 시기와 방식은 그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은 어떤 방식이어야 하나.
현재 통합이라는 대전제는 합의했지만 세부적인 것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통합은 무엇보다도 원칙과 명분이 중요하다. 정권교체를 위한 빅텐트라는 명분은 세워졌으니 이제 ‘원칙 있는 통합’만이 남은 셈이다. 서로의 기득권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원칙을 확인하고 협의해 나가면 아름다운 통합이 가능할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대해 어떻게 보나.
아직 정치참여 선언을 하지 않으셔서 언급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럽다. 다만 우리가 윤 전 총장을 대하는 자세는 본말이 전도된 것 같다. 윤 전 총장을 ‘KTX에서 만났다', '집이 가깝다' 등의 논리로 당에 데려오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우리 당의 가치를 너무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집중하기보다는 국민의힘이 매력적인 울타리가 될 수 있게 당을 변모시켜가는 것이 우선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4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당대표 경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김 의원실 측 제공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