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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새 반토막난 스팩주…이상 급등락에 '폭탄 돌리기' 주의
시세 조정 의심 종목 38개 중 33개 스팩…"스팩 주가 상승, 합병 어렵고 손실 커져"
입력 : 2021-06-02 오후 5:59:54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이상 과열 현상을 보이던 스팩주들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급등하던 스팩주들이 급락세로 돌아서자 뒤늦게 따라 산 개인투자자들이 폭탄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4호스팩(-29.91%)과 SK6호스팩(-29.89%)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전일 SK4호스팩과 SK6호스팩이 각각 24.30%, 22.63% 급등했던 점을 생각하면 하루 새 주가가 반도반이 난 셈이다. 
 
전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SK5호스팩은 이날 28.11% 하락했고 하이제6호스팩, 유진스팩6호 등도 20%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코스닥 하락폭 상위 10개 종목 중 8개 종목이 스팩주로 나타났다. 
 
스팩은 비상장 우량기업을 인수합병(M&A)할 목적으로 설립되는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스팩은 상장 이후 3년 이내에 합병 상대방을 찾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된다. 통상 스팩주는 우량기업과의 합병 소식이 있을 급등하는데, 최근 스팩주 들은 합병 대상 기업이 없는 상황에서도 무더기 급등했다.
 
이에 일각에선 ‘주식 리딩방’ 등을 통한 시세 조정 세력 등이 묻지마 투자를 통해 스팩주들을 번갈아가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부분의 스팩은 기준가가 2000원 수준인데, 유통물량이 적어 수급이 조금만 몰려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곤 한다. 
 
실제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날까지 시세 조종이 의심되는 38개 종목에 대한 투자 주의를 요구했는데 이 중 33개가 스팩으로 나타났다.  
 
스팩의 주가가 지나치게 오르는 것은 스팩의 합병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스팩 가격이 높을수록 비상장기업 주주들의 지분율이 낮아지기 때문에 합병에 성공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
 
스팩 투자는 위험 부담을 줄리면서 비상장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상장된 스팩들이 모두 합병에 성공하는 건 아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상장됐다가 사라진 스팩 145개 중 합병에 성공한 스팩은 100개에 불과하다. 45개(31%)는 상장폐지됐다. 상장폐지된 스팩의 주주들은 공모금액(2000원)에 이자(연 0.8%)를 더한 돈을 반환받는데, 고가에 스팩을 매수할 경우 상장폐지에 따른 손실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합병 등 주가가 오를 뚜렷한 이유가 없는데도, 주가가 급등할 경우 언제든 급락할 위험이 있다”며 “스팩을 고가에 매수할 경우 상장폐지시 손해가 커질 수 있어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3221.87)보다 2.36포인트(0.07%) 오른 3224.23에 마감한 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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