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축소해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훈련 방식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모의 훈련 진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들은 한미훈련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여부에 따라 북미 대화 재개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30세 미만 장병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이날부터 시작해 다음달 16일까지 진행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쯤이면 2차 접종까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군내 코로나19 집단감염 발생 가능성을 크게 낮출 것으로 보인다. 특히 8월 하반기 예정된 한미훈련을 앞두고 집단면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한미훈련에서 대규모 실기동 훈련을 정상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지만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위해 훈련이 다시 한번 축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축소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2021년 전반기 한미연합지휘소연습(CCPT)이 시작된 지난 3월 경기도 평택시 캠프험프리스에서 헬기 등 군장비들이 계류돼 있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 싱가포르 합의 내용을 담은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한국의 입장을 최대한 수용해주겠다는 시그널이라고 볼 수 있다"며 "또 바이든 정부가 계속해서 이야기했던 것이 유연성이다. 북한과의 외교적인 협상을 위해서 한미훈련을 위해 축소, 연기해달라는 게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면 아마도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도 그것을 수용해줄 가능성이 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미연합훈련 규모를 축소하게 된다면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훈련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미훈련을 만약에 한다면 최소한의 워 게임(모의 훈련) 정도 범위로 하면 될 것 같다"며 "한미훈련을 이번에 건너뛴다는 부분은 간단하지 않고 하게 된다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시뮬레이션 정도의 훈련이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소위 말해서 모의 훈련, 시뮬레이션 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관련돼 있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을) 안한다고 할 수 있겠나.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유연하고 신축성 있게 접근하겠다는 것은 그 속에 메시지가 다 담겨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용현 교수는 "8월 한미훈련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한미훈련을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진정성으로 판단할 기준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신중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전반적인 대북정책과 관련한 정리가 한미 정상 간에 이야기가 된 것 같다"며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고 그 과정에서 한미훈련 부분도 심도 있게 논의가 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한미훈련 규모 축소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이끌기 위한 유인책 보다는 남북관계의 여러 악재 중 하나를 제거한다는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훈련을 중단하거나 연기하면 남북관계 복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이것이 상수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것"이라며 "현 상태에서 한미훈련에 유연한 접근을 한다면 남북관계 복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