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조현정 기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제1야당의 대표 자리를 거머쥐었다. 2011년 '역대 최연소'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된 지 10년만에 역대 최연소 보수정당 당대표 타이틀을 달게 됐다. 내년 대선 승리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닻을 올렸다.
11일 오전 10시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한 결과, 이 신임 대표는 9만3392표를 받아 합계 득표율 42%로 1위를 차지했다. 7만9151표를 받은 2위 나경원 후보를 압도적인 표 차이로 꺾고 당선됐다. 3위는 2만9883표를 얻은 주호영 후보였다.
이 신임 대표는 수락연설문을 통해 "'여러분'은 저를 당 대표로 만들어 주셨다"며 "저와 함께 이 역사에 발을 들여놓으셨고, 우리가 지금부터 만들어나가는 역사 속에 여러분의 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지상과제는 대선에 승리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저는 다양한 대선주자와 그 지지자들과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을 분수령으로 삼아 이 시간 이후로 우리 사이에서 상호 간의 논리적인 비판이나 진심 어린 지적이 아닌, 불필요한 욕설과 음모론, 프레임 씌우기 등의 구태에 의존하는 사람들에 대해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맞서 달라"며 "저는 다른 생각과 공존할 자신이 있고, 과거에 얽매이지 않을 자신이 있지만 앞으로는 우리는 수권세력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1년과 2022년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다수에 의한 독재, 견제받지 않는 위선이라는 야만으로 변질시킨 사람들을 심판한 해로 기억할 것"이라며 "우리의 저항은 최루탄의 연기만큼이나 매운 갈라치기와 독주로 국민에게 많은 눈물을 흘리게 했던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을 딛고 다시 한번 민주주의의 순수함과 강력함을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했다.
이 신임 대표는 정치권에 등장한 지 10년 만에 또 다시 역대 최연소 당대표 타이틀을 달게 됐다. 그는 2011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발탁돼 정치권에 등장했다. 당시 26살이던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발탁한 '박근혜 키즈'로 당 지도부를 향해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면서 합리적 보수로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직후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바른미래당, 새로운보수당 거치는 등 대표적인 개혁보수의 길을 걸어왔다. 이에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유승민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이 신임 대표는 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그는 역대 최연소 당대표다. 그는 1985년생으로 올해 36살이다. 국민의힘 공천에서 가점을 주는 청년최고위원 나이 기준이 45살인 만큼 정치권에서 이 신임 대표의 나이는 매우 어리다고 평가받는다.
헌정 사상 보수정당 처음으로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30대 신임 당대표'가 된 것은 기성 정치인에 대한 실망과 변화를 위한 국민 열망이 이 대표를 향한 기대로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이번 당대표 공약으로 당직 공개경쟁선발, 자격시험제 도입 등을 약속한 만큼 국민의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이 신임 대표를 정점으로 한 정식 지도부를 출범하게 됐다. 최고위원에는 조수진, 배현진, 김재원, 정미경이, 청년최고위원에는 김용태 후보가 각각 선출됐다. 이 신임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는 내년 3월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당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11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제1야당의 대표 자리를 거머쥐었다. 사진/뉴시스
한편 이번 당대표 선거는 당원선거인단 70%, 여론조사 30%의 비중으로 실시됐다. 당 대표 총 선거인단 32만8283명 중 14만9194명이 투표에 응해 투표율은 45.36%로 집계됐다. 당 대표 투표율은 당원 투표 도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한나·조현정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