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드리드(스페인) 공동취재단·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국과 스페인이 보다 진전된 협력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그린·디지털 전환'에 서둘러야 한다며 저탄소 경제, 디지털 혁신, 제3국 공동진출이라는 세 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마드리드 스페인상의에서 열린 '한-스페인 그린·디지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스페인은 신재생 에너지가 40%에 가까운 친환경 에너지 선도국이며 한국은 디지털 경제 핵심인 반도체와 ICT에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며 "각자 강점을 가진 분야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면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국과 스페인이 보다 진전된 협력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그린·디지털 전환’에 서둘러야 한다며 △저탄소 경제 △디지털 혁신 △제3국 공동진출이라는 세 가지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전날 마드리드 시청을 방문해 발언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스페인은 유럽연합(EU) 내 4대 경제권이자 유럽 2위의 자동차 제조 강국으로 한국과는 인구규모, 경제력 등 다양한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여기에 유럽과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이점과 역사·문화·언어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중남미 국가들과도 긴밀한 경제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핵심 경제협력 파트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양국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의 상호투자 확대 촉진 및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의 협력 활성화를 제안했다. 특히 이번 포럼을 계기로 오션윈즈, EDPR 등 스페인 재생에너지 기업들이 각각 1억불 국내 투자를 신고한 것은 양국 저탄소 녹색협력 확대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 혁신의 아이콘으로서 양국 스타트업의 교류·협력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국 정부가 현지 창업 지원, 소셜벤처 공동 육성 등 적극 지원해 나갈 뜻을 밝혔다.
끝으로 건설·인프라 분야 상호 보완적인 강점을 토대로 그간 양국 기업이 달성한 제3국 공동 진출 성과가 총 57건 162억불에 달하는 점에 주목하고, 향후 중남미, 아시아 등 시장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행사에는 박용만 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장 등 한국 기업 6개사 대표(LG에너지솔루션, GS에너지, 삼성엔지니어링, 한화솔루션, 더존비즈온, 차지인)와 스페인 기업 8개사 대표(이베르드롤라, 지멘스-가메사, 텔레포니카, 인드라 등)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그린·디지털 전환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준비를 위한 핵심 트렌드임을 확인하고, 저탄소·디지털 분야에 대한 상호 투자·교역 확대 등 양국 경제 주체간의 호혜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과 스페인 정부는 이번 순방을 계기로 △(그린)청정에너지 협력 양해각서(MOU) △(디지털) 산업 4.0 협력 MOU △(스타트업) 스타트업 협력 MOU 등을 체결, 양국의 그린·디지털 분야 협력 실질화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에서는 GS에너지와 스페인 이베르드롤라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재생에너지 공동 사업에 협력하기 위해 향후 6개월 이내 재생에너지 공동사업을 위한 조인트 벤처(JV) 설립을 추진하는 MOU를 체결했다.
특히 스페인 재생에너지 기업 오션윈즈는 인천의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단지(1.2GW) 구축을 목표로 1억불을 투자하고, EDPR사도 전남 고흥 태양광 발전소(200MW) 건립을 위해 1억불 투자 계획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향후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산업 생태계가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그린뉴딜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국왕 주최 환영식에 참석해 2박3일간의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마드리드 시청 방문, 국빈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또한 순방기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방문해 펠리페 국왕과 정상회담 및 만찬, 페드로 산체스 총리와의 회담 및 오찬, 상원 방문, 경제인 행사 참석 등의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스페인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왕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참석해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함께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사진/청와대
마드리드(스페인) 공동취재단·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