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정의당 여영국 대표가 첫 만남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놓고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표가 차별금지법은 '시기상조'라고 말한 데 대해 여 대표는 "실망스럽다"며 유감을 표했다.
여 대표는 17일 이 대표의 예방을 받는 자리에서 "오늘 아침 이 대표께서 차별금지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셨다"며 "사회적 합의가 충분치 않다는 말씀 다소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여 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시기상조라는) 이 말은 민주당이 주로 하던 말"이라며 "첫 논의가 시작되고 14년이 지났다"고 반박했다. 이어 "국민의 88.5%가 동의하는 만큼 연내 입법되도록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BBS라디오에서 "차별금지법에 대해 시기상조라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차별 부분도 폭넓게 다루자는 원칙론에 공감하지만, 입법 단계에 이르기에는 사회적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여 대표에게 "차별금지법의 발언 취지는 잘 이해했다"며 "보수 정권이 외면했던 의제를 다루는 것에 주저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차별금지법에 대한 당론이 매번 확정되지 않아 논의 자체를 진행하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에 다루지 않았다"며 "차별금지법은 일부 조항을 빼는 논의 보다는 자체로서 논의돼야 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 개인 입장은 전화로 물어보면 언제든 답하겠다"고 웃으며 답하면서도 "실제 논의가 미성숙한 단계라 진행이 어렵다는 걸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같은 이 대표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해 다소 기대한 바 있으나 역시나 실망"이라며 "괜히 이벤트에 의존해 국민을 시선만 끌려고 잔재주 부릴려고 할 것이 아니라 시대적 의제에 정직하게 정면으로 마주하기를 권한다"고 지적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이 대표는 사회적 합의와 시기상조를 운운하며 입법요구를 회피하기 전에 최소한의 노력을 해주시길 바란다"며 "젊은 당 대표로서 변화한 시대정신을 대변할 것이라 믿었는데 혹시나 했던 기대가 '역시나'라는 실망으로 바뀌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의당 여영국 대표를 예방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