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미국의 경우 공휴일이 토요일이면 금요일 그리고 일요일이면 월요일 대체공휴일을 실시하고 있다. 영국은 월요일로 대체휴일을 지정하고 있으며, 프랑스 등 서구 선진국들은 근로자들에게 매년 최소 4주 이상의 휴가를 제공하는 탓에 대체휴일제 자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24일 <뉴스토마토>가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와 각국 정부 홈페이지 등을 조사한 결과 대체공휴일제도가 가장 잘 활용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연방법에서 선거일을 제외하고, 각종 기념일을 포함해 총 10일의 법정공휴일을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신년일(1월1일)과 독립기념일(6월4일), 재향군인의 날(11월11일), 성탄절(12월25일)을 제외하고는 '몇월 몇 번째 무슨 요일' 방식으로 공휴일을 지정했다.
때문에 앞선 4번의 공휴일을 제외한 나머지 공휴일이 주말과 겹칠 일이 없다. 만일 공휴일이 토요일과 일요일과 겹칠 경우 직전 금요일과 직후 월요일을 각각 대체공휴일로 정해서 쉰다.
미국은 1971년부터 '월요일공휴일법'을 시행해 법정공휴일 일부를 월요일로 바꿔 주말과 연동해 휴식 기간을 늘렸다. 당시 미 상·하원 의회보고서는 법정공휴일을 월요일로 바꾸며 △멀리 사는 가족과의 화합 △여행을 통한 폭넓은 여가활동 △기념일 관련 활동 강화 △결근 감소와 주중 휴일로 인한 업무 단절 방지 △산업 및 상업 생산성 제고 등을 이유로 들었다.
영국의 대체공휴일 제도는 요일지정제다. 영국의 공휴일은 은행법에 명시하고 있는데, 법안 자체에서 대체공휴일을 지정하고 있다. 왕실령으로도 대체휴일을 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영국 은행법도 토요일이나 일요일이 공휴일과 겹치면 다음 월요일이 대체휴일이 된다.
또 영국은 공휴일의 주말 중복 여부와 상관없이 특정 공휴일을 다른 기념일로 대체한다. 예컨대 지난해 노동절(5월 첫째 주 월요일)을 금요일로 변경해 유럽전승기념일 75주년을 기념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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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프랑스와 독일은 노동 환경과 종교적인 배경에 따라 대체공휴일제도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프랑스는 노동법에서 11종의 휴일을 명시하며 노동자의 휴식권 보호와 공휴일의 노동관계를 정하고 있다. 프랑스는 노동 중심의 법률 체계를 바탕으로 공휴일 외에도 노동자 중심의 휴가제도가 발달돼 있다. 애초에 휴가를 통해 휴식권을 충분히 보장받고 있기 때문에 대체공휴일을 도입하지 않은 것이다. 참고로 프랑스의 연차휴가는 우리나라와 달리 최소 3주 이상 장기휴가 형태 실시가 원칙이다.
가톨릭교 성향이 강한 독일은 법에서 일요일을 공휴일에서 제외하고 있다. 공휴일과 일요일에 실시되는 종교적 행사와 기념 의식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탓이다.
우리와 같은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과 대만은 대체휴일제도를 일찌감치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일본은 1974년 휴일이 일요일과 중복될 때 다음 평일을 휴일로 정해 쉬도록 하고 있다. 대만은 미국과 같이 공휴일이 토요일이면 전날 금요일을, 일요일이면 다음 월요일을 대체휴일로 한다.
미국은 연방법에서 대체공휴일을 통해 국민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미국 독립기념일에 LA 산타모니카 해변에서 미국인들 휴일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