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염재인 기자]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삼성전자와 테슬라 주가가 회복세에 들어갔다. 한때 '10만 전자'를 노렸던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도 규모가 줄면서 8만원대 안착하고 있으며, '천슬라'로 불리기도 했던 테슬라는 '오백슬라'까지 추락했다가 낙폭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전일 대비 0.49% 오른 8만1600원에 장을 마쳤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삼성전자는 전날엔 1.37% 오른 8만1200원을 기록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1%대 상승률을 보인 건 지난 16일(1.11%)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는 종가 기준 3302.84을 기록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첫 3300선을 돌파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 주가 발목을 잡았던 요인들이 2분기 정점을 찍고 하반기부터는 해소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2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여러 우려들을 주가에 선반영한만큼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10조7000억원에서 11조5000억원으로 8% 올리고, 목표주가 역시 9만4000원에서 10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골드만삭스는 삼성전자의 2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9000억원에서 6조7000억원으로 올리면서 "반도체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기관과 외국인들의 매도세도 잦아들고 있다. 기관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삼성전자를 평균 3조196억원 순매도했으나 5월과 6월(1~24일) 각각 1810억원, 9418억원으로 점차 줄어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4조1086억원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했지만 이달 들어선 4383억원 수준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인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서학개미(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테슬라 주가는 '천슬라(주당 1000달러)'를 바라봤으나 상반기 내내 주가가 하락해 '오백슬라'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서도 한동안은 상승세를 타 1월26일 883.09달러를 기록했으나 그 뒤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 확대, 비트코인 가격의 하락세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달 19일에만 해도 장중 546.98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부진했다.
그러던 테슬라의 주가가 사흘 연속 오르면서 올해 낙폭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상승 행진을 이어 705.67달러였던 작년말 종가에 바짝 다가갔다.
다행히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협상 타결로 시장 분위기가 호전된 가운데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사업인 스타링크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 이날 주가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스타링크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묻는 한 사용자의 질문에 "현금 흐름이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해지면 스타링크를 상장시킬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 밖에 중국에 태양광 충전소를 설치한다는 소식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했따.
비트코인 관련 머스크의 발언은 여전히 테슬라 주가에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이다. 야후파이낸스는 지난 23일 증권사 웰스파고 연구원 말을 인용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세가 최근 폭락하면서 테슬라 주가에도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웰스파고는 "비트코인 시세는 전 세계의 가상화폐 규제 강화 등에 영향을 받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테슬라 주가에도 자연히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테슬라 자동차 공장. 사진/뉴시스
염재인 기자 yj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