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LTE(롱텀에볼루션) 서비스 가입자가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5G 상용화 2주년을 기점으로 2년 약정을 끝낸 고객이 다수 발생했는데, 이들이 LTE로 회귀했을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품질 논란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5G(5세대) 서비스에서 가입자들이 이탈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별 알뜰폰 LTE 가입자 증가폭(단위 : 명).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LTE 가입자는 전월 대비 24만9451명 늘어난 5116만9843명으로 조사됐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꾸준히 감소해오던 LTE 가입자가 1년 5개월만에 반등한 것이다.
LTE 가입자가 회복된 것은 알뜰폰에서 LTE 가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지난 5월 말 기준 알뜰폰 LTE 가입자는 전월 대비 77만9678명 늘어난 784만2711명이었다. 알뜰폰 LTE 가입자 증가분이 각각 17만2865명·26만2155명·19만6509명이었던 지난 2·3·4월과 비교하면 순증치만 약 3배 뛴 것이다. 반면 이통3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의 LTE 가입자는 모두 감소했다.
5G 가입자 증가세의 경우 다소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5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지난 4월 말보다 69만4194명 증가한 1584만1478명으로 기록됐다. 5G 가입자 순증치가 알뜰폰 LTE 가입자 순증치보다 적은 것이다. 지난 1월 약 102만명 규모였던 5G 가입자 증가폭은 2월 79만명, 3월 81만명, 4월 67만명 규모로 서서히 감소했다.
업계는 이런 추세를 두고 5G 서비스 품질 불만으로 인한 LTE 회귀 현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 4월로 5G 상용화 2주년을 넘기며 약정을 꽉 채운 5G 가입자들이 저렴한 LTE로 갈아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부터 약 6개월의 5G 의무 가입 기간이 끝나면 LTE로 요금제를 변경할 수 있게 됐지만, 전환 과정이 다소 불편해 전체 약정이 끝날 때까지는 5G 요금제를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잡한 전환 과정에도 불구하고 한발 앞서 LTE로 돌아간 가입자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홍정민 의원실에서 지난해 국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부터 2020년 10월 초까지 5G를 사용하다 LTE로 돌아간 가입자는 56만2656명에 달한다.
업계는 5G 가입자 증가폭 둔화 이유로 신규 5G 단말 부재와 고가의 5G 요금제를 꼽는다. 지난해 11월부터 1월까지는첫 5G 아이폰 출시로 3개월 연속 5G 가입자가 90만명을 넘어선 바 있다. 5G 요금제는 가격대를 보완하는 움직임이 뒤늦게 나타나는 중이다. 올 초 SK텔레콤의 온라인 전용 요금제를 시작으로 3만~5만원대 중저가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 다만 그 사이 5G 품질 문제까지 불거지며 LTE 수요가 높아졌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삼성전자가 오는 8월 출시할 예정인 신규 프리미엄 단말기 '갤럭시Z플립3'을 두고 LTE 모델을 출시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5G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요금제 해지뿐만 아니라 '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적극적인 형태로까지 나타났다. 법무법인 주원의 김진욱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이통3사의 고의적인 5G 통신품질 불량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를 이유로 1인당 약 150만원의 상당의 5G 손해배상 집단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하기도 했다. 5G 단말기 사용자는 일정 기간 5G 서비스를 의무적으로 유지해야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5G 손해배상 집단소송 관계자는 "LTE 서비스 가입을 배제시킨 채 5G 요금제만 사용토록 함으로써, 5G 가입자는 LTE 가입에 따른 각종 할인 혜택을 받을 기회를 상실한 채 품질 불량 등 불완전한 5G 서비스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구조하에 놓여 있다"며 "LTE 대비 월 5만 원 가까이 부당하게 많은 5G 요금 납부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 및 매월 2만 원 상당의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거나 약정 기간 동안 같은 피해를 입을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