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암 환자의 임상정보를 기반으로 면역항암제의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머신러닝 기반의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테라젠바이오는 김혜련·홍민희·안병철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 및 표경호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률을 예측할 수 있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면역항암제의 반응률은 다양한 임상적 특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기 때문에 그동안 예측이 어려웠으나, 이번 개발로 환자들에게 더욱 적절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폐암 환자의 대표적 약물 표적인 PD-L1(Programmed death-ligand 1) 단백질 발현량을 기준으로 한 동반진단키트의 치료 반응 예측력은 64%에 그치고 있다.
반면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에서 항PD-L1 치료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 142명의 데이터에 'XG 부스트(Boost)', '라이트(Light) GBM' 등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을 적용해 알고리즘을 개발, 기존 예측 모델과 비교 검증했다. 그 결과, 기존보다 18%포인트(p) 높은 82%의 예측력을 기록했다.
이 연구에는 PD-L1 발현량 및 나이, 성별, 종양 크기, 전이 위치, 일반 혈액검사 수치 등 19가지 비침습성 임상 데이터가 사용됐다.
특히 다양한 머신러닝 기법을 조합해 동시에 활용하는 앙상블 분석을 통해 결과치에 대한 각 인자들의 기여도를 파악했다. 이는 향후 알고리즘의 추가 고도화 작업에 반영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알고리즘을 별도의 치료 전 환자 50명 데이터에 추가 적용해 예측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테라젠바이오 관계자는 "국내 최고 수준의 유전체 분석력과 머신러닝 분야의 최신 기술을 접목시켜 항암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임상 정보 중요도 분석 및 치료 반응 예측 등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에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련 연세암병원 교수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을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앞으로 실제 면역항암제 치료 및 병용 투여 임상 등에 적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알고리즘은 현재 테라젠바이오와 연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공동으로 특허를 출원한 상태이며, 임상시험 및 상용화를 위한 후속 연구를 계획 중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암 분야 국제학술지 '유럽암학회지(European journal of Cancer, IF=7.275)' 최신호에 게재됐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