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대구로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아이가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하면 병이 있는 것인지, 혹은 꾀병은 아닌지 이런저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수시로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식욕이 없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만 먹으려고 하는 등 편식이 있고 영양 섭취가 고르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런 식습관이 장기간 지속되면 성장 부진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 건강하고 튼튼하게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원인부터 제대로 알아야 한다.
3개월에 3회 이상 복통이 발생해 소아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에 영향을 주면 소아의 반복성 복통이라고 한다. 학령기 소아 약 40%가 주 1회 이상 복통을 경험한다.
이지홍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 교수는 "지난 2016년 한방병원을 찾은 소아 환자 4677명을 대상으로 한 주소증 연구 결과, 소화기 계통 문제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는 30.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라고 설명했다. 기능성복통으로 내원하는 소아의 진단 비율로는 '달리 명시되지 않은 기능성 복통'이 53.8%로 가장 흔했고, '과민성 대장증후군', '기능성 소화불량'이 각각 38.5%, 7.7% 순이었다.
반복성 복통이 오래 지속되면 성장곡선상 키와 체중의 성장이 원활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갑작스럽게 체중이 감소하거나 키 성장 속도가 더뎌지면 다른 기질적 문제가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이 부진한 소아들에서 소화기가 허약한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소아들은 식욕이 없고 신체가 마르고 허약한 특징을 보인다. 또 얼굴색이 누렇고 윤택이 없으며 대변이 무른 증상을 보인다.
아이들의 반복성 복통은 기능적 원인인 경우가 70~75%이지만, 10%가량은 다른 질환에 의한 기질적 원인의 복통이다. 이는 즉각 처치가 필요할 수 있어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복통과 함께 △발열 및 구토 △혈변 △설사 △과거에 요로감염에 걸렸던 경우에 해당하는 소아라면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지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이 많아지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지키기 어려워진 점도 소아 복통 환자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가정 내 식습관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여 가당 음료나 감자칩과 같은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가 의미 있게 늘었다는 보고도 있다"라며 "아이들이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섭취하고, 야간에 과식하는 경우 등이 모두 복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복성 복통은 심리적 요인과도 연관이 깊다. 479명의 반복성 복통을 가진 소아를 대상으로 한 국내 연구 결과, 불안장애의 평생 위험이 51%로 대조군(평생 위험 20%)에 비해 높았다. 다른 관찰연구에서도 반복성 복통이 있는 아이들이 건강한 아이들보다 일상적 스트레스 요인과 관련된 통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밥을 잘 먹으려 하지 않는 경우 기름진 음식, 찬 음료, 아이스크림, 지나치게 단 간식 등 소화에 지장을 주는 음식물을 자주 섭취한다면 가급적 제한해야 한다. 식사 시에는 되도록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양을 따뜻하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복부 마사지도 도움이 된다. 배꼽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는데 강하지 않은 정도로 아이가 불편감이나 통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식이 관리도 신경 써서 하는 것이 좋다. 물 섭취량을 늘리고 사과, 배, 자두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 섭취량을 늘린다. 매 식사 후 5~10분 정도 화장실에 가서 배변하는 연습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