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이달 초 늦은 장마가 시작됐으나 짧은 기간 장마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마 수혜주들이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해에는 장마가 역대 최장기간(54일) 이어지면서 농약·비료, 폐기물처리주 등이 장마 수혜를 봤으나, 올해 장마 기간은 작년의 3분의 1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18~19일 전국에 비를 뿌린 뒤 20일 전후 장마가 끝나가는 단계로 접어든다. 지난 3일 시작한 장마가 20일 종료되면 1973년(6일), 2018년(16일)에 이어 1999년과 함께 역대 세번째(18일)로 짧은 장마가 된다.
통상 여름 테마주는 장마나 태풍의 혜택을 보는 종목과 폭염 수혜주로 나뉜다. 장마가 길어지면 폭염 수혜주들이 힘을 받지 못한다. 반면 장마가 짧게 끝날 경우 폭염이 이어지며 빙과·음료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곤 한다.
작년에는 6월24일 시작된 장마가 8월16일에야 끝나며 역대 최장 기간 장마가 이어지면서 장마 관련주들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7~8월 두달간 제넨바이오가 193.43% 급등했으며, KG ETS와 와이엔텍이 각가 25.03% 22.97% 상승했다. 경농과 조비는 각각 38.63%, 60.51% 올랐다. 반면 이 기간 코스피는 0.99% 하락했다.
폐기물처리 종목과 농약 및 비료 관련주는 장마나 태풍때 수혜를 보는 종목이다. 장마가 시작되면 하천 호수 등에 밀려들어온 다량의 쓰레기 수거작업이 진행되고, 넘친 물을 빼는 작업 수요도 늘어난다. 또 탄저병 등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한 방역 작업도 자주 이뤄지기 때문이다.
반면 빙과·음료 종목은 무더운 여름 혜택을 보는 대표적 종목이다. 작년에는 역대급 장마가 이어지면서 7~8월 성수기 수혜를 보지 못했다. 작년 7~8월 음료·빙과 관련주인
롯데칠성(005300)과
빙그레(005180)는 각각 7.75%, 3.16% 하락했다.
올해는 장마가 7월3일에야 시작하면서 39년만에 가장 늦게 시작한데다, 장마가 시작한 이후에도 찌는 듯한 무더위만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중부지방에는 장마 이후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장마 실종’이란 말까지 나왔다.
장마가 시작된 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강수량을 보면 중부 131.9㎜, 남부 268.9㎜, 제주 110.7㎜에 불과하다. 주말 한 차례 더 비가 예정됐다는 점을 감안해도 평년(중부 356.7㎜)보다 강수량이 훨씬 적다.
올해는 역대급 짧은 장마로 무더위 수혜주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이 장마가 끝나고 한층 더 심한 더위가 올 예정이라 밝혔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20일부터는 우리나라 대기 중층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서울의 경우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날 예정이다. 올여름 더위는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2018년에 버금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음료 종목의 목표주가를 높이고 있다. 최근 유안타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롯데칠성 목표주가를 각각 18만원 20만원으로 상향했으며, 빙그레의 증권가 실적 추정치도 높아지고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류·음료) 업황의 최악은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접종자수 확대와 주류·음료 품목의 성수기가 점차 도래하고 있어 이익 모멘텀은 점차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7월부터 물량 증가 추세 전환이 나타나고 수요 개선도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염 특보가 내려진 13일 오후 광주 서구 쌍촌동에서 시민이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