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조현정 기자] 국민의힘이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전액 삭감', '추경안 재제출'을 정부에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추경안에 코로나19 확산 등 상황을 담지 않았다는 이유를 제시했지만, 원점 검토를 통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막아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정부는 추경 원점 검토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거절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소득하위 80% 지급할 때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고액자산가 등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선별 지급이 적절하다고 맞섰다.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 추경안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안으로, 4차 대유행 발생한 현 상황의 소상공인 등 국민들의 피해를 추경안에 담고 있지 않다"라며 "원안을 대충 끼워맞추기할 것이 아니라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배 의원은 "정부는 부득이한 상황에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며 "추경이 필요한 곳에 쓰이도록 정부로 하여금 수정안을 재제출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추경안 제출 후 (코로나19) 4차 유행이 오는 등 여러가지 상황이 있었지만 수정안을 다시 낼 정도는 아니다"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오히려 그는 "방역 여건이 변한 것에 따른 조정 여지는 국회와 충분히 상의하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추경 원점 검토 대신 현 추경안 범위 내에서 조정하자는 것이다.
그러자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고소득자는 소득 감소가 없었다며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것은 '포퓰리즘 정치'가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소득상위 20%는 소득이 줄어들지 않고 부채도 줄어들었다는데 왜 여당에서 전국민에게 100% 지급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지 모르겠다"라며 "재정준칙에 어긋나는 포퓰리즘이 아니냐"고 목소리 높였다.
홍 부총리는 "국회 일각에서는 100% 지급을 주장하는데, 이는 소득하위80%를 걸러내는 기준이 복잡하다는 지적이다"라며 "정부로서는 여건상 80% 지급에 있어서 국회가 결정해주면 차질없이 집행하겠다"고 되풀이했다.
민주당에서는 소득하위 80% 지급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소득하위 80% 지급 기준이) 직장가입자는 2020년 소득을 반영하고 소상공인은 2019년을 반영해서, 소상공인은 소득 감소가 반영안돼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우려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이번 과정을 통해서라도 보편성을 띄는 자료를 보강하겠다"며 "이번까지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홍 부총리는 소득하위 80% 지급을 거듭 주장하며, 오히려 고액자산가에 대한 재난지원금 제외하는 컷오프를 검토하겠다고 못박았다.
홍 부총리는 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소득하위 80% 지급이 형평성에 맞냐'고 질의하자 "직장가입자에 대한 소위 고액자산가 컷오프 제도를 검토하고 있다"며 "대상이 많지는 않지만 형평성 문제를 감안해 과도하게 자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컷오프를 통해 지급대상에 제외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여야는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한 서울시 국비보조율을 두고도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에서는 재난지원금 지급 시 국비보조율은 서울이 70%로 다른 지역보다 낮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박진 의원은 "서울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10% 낮은 보조율을 적용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라며 "서울시가 오히려 역차별 당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서울시는 최근 눈에 띌 정도로 확진자 수가 많다"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마포 강동구의 실내골프장 방역 완화를 하면서 현장의 혼란을 키웠다"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서울시는 콜센터 자가검사 키드를 도입해 14만여건 시행했는데 양성 6건이 나왔고, PCR검사를 하니 3명만 확진이었다"라며 "자가검사를 위해 14억4천만원을 낭비한 것"이라고 예산 낭비를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재난지원금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전액 삭감', '추경안 재제출'을 정부에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추경안에 코로나19 확산 등 상황을 담지 않았다는 이유를 제시했지만, 원점 검토를 통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막아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정부는 추경 원점 검토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사실상 거절했다. 사진은 김부겸 국무총리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조현정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