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나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내 대선 예비 후보들간 '적통 경쟁'이 불거진 데 대해 "현대 민주주의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남시정과 경기도정에서 낸 성과로 국민 일꾼론을 강조하며 공직자로써 살아온 과거로 평가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민주주의 국가에서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나라의 주인은 국민인데 피를 따지냐"며 "저는 어차피 당원의 한 사람일 뿐 중심에 있는 사람은 아니니 가능하면 국민 주권주의, 당원 중심 정당의 취지에서 벗어나는 말은 안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적통은 왕세자를 정할 때 나온 얘기지 않나"며 "왕비의 자식인가, 궁녀의 자식인가, 아니면 여종의 자식인가를 따져서 여종이 낳은 자식은 과거시험을 못 보게 했는데 현재 민주당 당원은 누구든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낙연 전 대표가 친노, 친문 등 당의 적통성을 계승한 주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전 총리는 '민주당 적통은 나와 이광재뿐'이라고 했으며,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을 계승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이 지사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실력있는 후보'임을 우회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좋은 정책은 전문가들을 모셔다가 베끼면 우아한게 나오지만 정치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고르는 것"이라며 "효과가 클수록 저항이 큰데 표 떨어지는 것과 저항과 반발을 각오해 추진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결국 그가 공직자로써 살아온 과거를 봐야 한다"며 "삶을 바꾸기 위해선 실력이 있어야 하는데 외관과 경력이 그럴 듯하다고 좋은 결과를 보장하냐"고 했다. 이어 "호미를 들어도 성과가 있어야 하는데 트랙터 가지고 왔다 갔다 하는데 결과물이 없으면 머슴으로 쓰기 부적당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신의 과거의 업적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로 일하며 시도지사 직무수행 지지도 평가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또 청년수당과 지역화폐는 논쟁에도 과감하게 추진한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시엔 신천지 총본산과 연수원을 찾아 명단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실용주의자임도 자처했다. 그는 "제가 10년 넘게 공직을 해보니 결과는 유능한 사람을 써야 한다"며 "같은 진영 안에 있으면 좋지만 반대 쪽이 더 유능하다면 저는 저쪽을 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종적으로 성과를 못내면 뭘 해도 비난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제가 좋아지면 재집권 가능성이 높지만 아무리 잘해도 경제가 나빠지면 용서할 수 없다"며 "공직자가 잘하냐, 못하냐에 따라 세상이 지옥도 천국도 될 수 있어 진영 가리지 않고 역량 중심으로 많이 쓸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캠프
박한나 기자 liberty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