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연지 기자] 금융당국 수장 투톱이 동시에 교체되면서 앞으로 금융정책 방향과 두 수장의 협력관계에도 관심이 모인다. 행정고시 동기인 고승범 금융위원회 원장 내정자와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앞에 가계부채 대책 마련, 사모펀드 사태 수습 등 금융당국이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장 큰 과제는 가계부채 관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가계부채는 약 1760조원에 달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연 5~6%로 세웠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관리 목표를 연 5~6%로 밝혔는데 올 상반기 증가율을 연으로 확신하면 8~9% 정도"라며 "즉 연간 5~6%가 되려면 하반기에는 결국 3~4%대로 관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니 하반기에는 (가계부채를) 더 엄격하게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도입하고,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옥죄는 등의 강경 기조에도 좀처럼 가계대출 증가율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 고 내정자는 "경제 민생 관련해서 침체되는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된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며 "가계부채 대책의 효과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는 9월 말 종료되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 만기연장·이자상환유예 조치에 대한 재연장 논의도 필요하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말까지 설정돼 있는 금융권 채무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 여장 여부 등을 9월 중 검토·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가상화폐 규제 및 입법 과제도 있다. 현행 특금법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는 다음 달 24일까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인증과 실명계좌 확보 등 요건을 충족해 금융위에 신고해야 현재와 같은 원화 거래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거래소들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줄폐업이 예상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모펀드 사태 수습도 남아있다.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감독부실 논란이 일면서 정치권에서 금감원의 전면 개편 필요성이 제기되는 등 금감원의 입지가 좁아진 상태에서 금감원 자체적인 개혁 및 감독체계 개편이 요구된다.
이처럼 산적한 과제 앞에 금융위와 금감원의 공조 체계에도 관심이 모인다. 고 내정자는 지난 6일 '같이 임명된 금감원장과 연락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잘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 내정자는 "저는 업무 추진 관련해서 여러 관계부처, 관계기관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정부 부처와의 협력은 당연히 해나가야 하는 것이고, 관계기관 중에서 제일 중요한게 금감원"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헌 전 금감원장 시절에는 금융위와 금감원은 감독 방식 등을 두고 대립한 바 있다.
금융위. 사진/뉴시스
김연지 기자 softpaper6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