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역 전면광장에 설치된 임시선별진료소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 2000명대 선이 뚫린 가운데, 정부와 전문가들 모두 4차 대유행 정점에는 이르지 않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숨은 감염자, 날씨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90명으로 사흘 연속 2000명대를 기록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지난 11일 2222명에 이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특히 지난달 초순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이후 주말 효과가 사라졌다는 점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은 지나갔지만 여전히 교통량이 많고 지역 간 이동이 많은 점도 향후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2주간 하루 평균 고속도로 통행량은 평균 480만7000대로 기록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증가한 수치다. 휴가 집중 시기인 8월 첫째 주를 피한 경우까지 감안하면 확진자 증가 가능성은 열려있는 셈이다.
일각에선 감염재생산지수가 1.22를 유지하면 이달 중 일일 신규 확진자가 약 230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확진자 한 명이 주변 사람에게 얼마나 감염시키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4차 대유행 정점은 아니다"라며 "지금 확인된 확진자는 최대 2주 전에 감염된 사례이고 3차 대유행보다 검사량도 적어 숨은 감염자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방역 당국도 현 시점이 4차 대유행 초입 단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영준 방대본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통제가 적절하게 되지 않았을 때는 지금보다 (확진자 수가) 더 올라갈 수 있다"라며 "그렇게 됐을 때는 현재 시점이 정점이 아니라는 것도 쉽게 생각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다음달이면 6개월차에 접어들면서 예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전국 각지의 요양병원에선 백신을 접종했음에도 델타 변이에 감염된 돌파감염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는 돌파감염 자료 분석을 통해 부스터샷 논의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특히 부스터샷 과정에서 이전에 접종한 백신과 다른 백신을 맞는 교차접종도 경우의 수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백신이 얼마 없지만 남은 물량이라도 효율적으로 활용해 빠르게 접종해야 한다"라며 "돌파감염 자료를 모으고 추가 접종 시 교차접종 등을 논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 이후의 상황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더위가 가시면 바이러스 생존 환경도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7월 말에서 8월 초 휴가 피크는 지났다"라면서도 "무더위가 꺾이면서 날씨가 선선해지면 바이러스 생존 기간도 길어져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라고 내다봤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