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현 기자] 구글의 인앱결제(앱 마켓이 자체 개발한 내부 결제 시스템으로 결제하는 것) 강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콘텐츠 창작자 단체들이 구글 정책을 막을 '구글 갑질방지법' 통과를 국회에 거듭 촉구했다. 구글 정책이 시행될 경우 창작자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8월 처리를 호소했다.
웹툰협회·한국만화가협회·한국만화웹툰학회 등 7개 창작자 단체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글 갑질방지법이라 불리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의 시급한 처리를 요청했다. 단체는 "구글 갑질방지법이 효력을 얻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한다"며 "더 이상 여유 부릴 시간이 없다. 국회는 반드시 8월이 지나가기 전에 구글 갑질방지법을 처리해 달라"고 밝혔다.
웹툰협회·한국만화가협회·한국만화웹툰학회 등 7개 창작자 단체가 18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구글 갑질방지법 통과 촉구 기자회견. 사진/한국웹툰산업협회
구글은 10월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유료 결제되는 콘텐츠 앱에 자사 결제시스템을 적용해 수수료 최대 30%를 강제로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창작자, 플랫폼 업계 등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러한 정책 시행을 내년 3월로 '조건부' 연기했다. 개발자들이 연기를 신청할 경우 검토를 거쳐 수용 여부를 구글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앞서 구글은 지난해 11월에도 2021년 1월 정책 시행을 올해 10월로 연기한 바 있다. 이러한 반복된 정책 시행 유예에 구글이 '시간벌기'에 나섰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범광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은 "구글이 정책을 유예한다고 하지만 (개발자의 유예 신청에 대한) 승인요건이나 승인 여부가 불명확하다"며 "내용을 정확하지 알지 못한 상황에서 얼마나 믿고 확신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모르는 상황에서 창작자들이 판단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9월까지 이 내용을 끌고 갈 경우 콘텐츠 산업 종사자와 창작자들은 이 상황을 불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지난 17일 데이비드 시실리니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원장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사진/조승래 의원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한 구글 갑질방지법은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오는 24일과 25일에 각각 법사위와 본회의가 예정된 만큼, 창작자 단체는 국회가 이달 중에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체는 기자회견에 앞서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전달하기도 했다. 손병태 한국웹소설산업협회 회장은 "우려와 달리 야당 원내대표도 법안 통과에 공감하고 있었다. 여야 이슈는 사라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각에서 지적하는 공정거래위원회·방송통신위원회 중복 규제는 부처 협의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과방위 여당 간사)은 데이비드 시실리니 미국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원장과의 화상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며 또다른 우려 중 하나인 한미 통상 우려도 불식시켰다. 전날 열린 화상회의에서 시실리니 위원장은 국내 개정안에 대한 지지 의사와 함께 입법 공조를 제안했다. 현재 미국 연방의회 상원에도 민주당·공화당 의원 6명이 발의한 '공개 앱마켓 법안'이 대기 중인 상황이다. 미국 내 5000만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앱마켓 사업자의 인앱결제 강제를 방지하는 내용으로, 국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과 유사하다.
김동현 기자 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