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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총 들고 집집마다 기습 방문…“출근하라” 협박
입력 : 2021-08-19 오후 3:20:05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이 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경제 활동 재개를 압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을 두려워한 국민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외출을 자제하자 탈레반이 가정방문을 통해 경제 활동에 나설 것을 강요하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19일 아프간 주요 도시에서 탈레반 대원들이 무장한 채 기습적으로 집마다 다니고 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서부 도시 헤라트에 사는 와시마(38·여)는 전날 아침 총을 든 탈레반 조직원 3명이 찾아와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이 신상정보를 받아적고 구호단체에서 하는 업무와 월급 등을 캐묻더니 출근 재개를 지시했다”고 말다.
 
탈레반의 가정방문은 출근 장려를 넘어 새 정권에 대한 공포를 주입하려고 기획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민들의 출근과 그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는 탈레반에는 정권의 정통성과 연계되는 주요 변수다.
 
현재 아프간은 외국 주둔군의 철수 뒤 소비지출 감소,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 외화 부족으로 경제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탈레반이 장학한 수도 카불은 탈출행렬로 북적거리는 공항 주변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인 시민들의 활동을 찾기 어려운 상태다. 탈레반은 지난 17일 처음으로 연 기자회견에서 평화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도 강조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위기를 벗어나 경제가 회생하고 번영이 도래하도록 다른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정부가 미국 은행에 예치된 아프간 정부 자금을 동결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아프간 자금에 대한 탈레반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인용해 아프간 중앙은행이 지난 4월 기준 94억달러(약 11조원)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프간 정부가 이 중 얼마를 미국 은행에 예치했으며, 미국 정부가 얼마나 많은 자금을 동결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의 아프간 정부 자금 동결은 향후 있을 탈레반 정부와의 관계 설정 및 협상에서 지렛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는 이번 조치 시행에 있어서 탈레반이 9·11테러 등과 관련해 이미 제재 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에 제재를 위한 별도의 법적 근거는 필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북부 쿤두즈 거리에서 탈레반 병사들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조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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