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제3지대'에서 대권도전을 공식화했다. 전문가들은 양당의 대립이 극심한 대통령선거에서 제3지대는 절충, 캐스팅보터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가 실제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이었다. 제3지대에서 대선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20일 <뉴스토마토>가 정치전문가들에 김 전 부총리의 '제3지대 대권도전'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 전문가들은 당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당선 여부보다는 제3지대가 캐스팅보터라는 의미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소장은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에서 대권도전한다는 것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미보다는 캐스팅보터 역할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했다. 캐스팅보터는 양 세력이 비등한 상황에서 대세를 좌우할 제3의 표를 의미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김 전 부총리는 안 대표가 걸었던 제3지대의 재건을 노리는 것인데,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박 평론가는 "대통령 선거는 양당 중심의 진영정치로, 무차별적 정치공세가 이어진다"며 "이때 김 전 부총리가 캐스팅보터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캐스팅보터로서 역할도 제한적일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홍 소장은 "김 전 부총리가 제3지대로 간다고 해도 정치적 파워는 약할 수 있다"며 "제3지대는 안그래도 폭이 좁은데 안 전 대표와 그 지대를 나누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가 캐스팅보터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최소 1~2%의 지지율은 필요하다고 봤다. 박 평론가는 "김 전 부총리가 대선 막판까지 갔을 때 지지율이 1~2% 수준만 된다면 지향하는 가치를 이야기하는 데 힘이 생길 것이고, 나아가 캐스팅보터로서 선거연합까지 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전 부총리가 야권이 아닌 여권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홍 소장은 "김 전 부총리가 안 대표를 앞설 수 있다면 이미 국민의힘에 갔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에 입당하지 않는 이상 야권쪽에서 지지하겠나"라고 의문을 표했다. 이어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선주자가 되지 못한다면,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하지 못하는 이 지사 지지자들이 김 전 부총리 쪽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지지자들을 모아 자신의 세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김 전 부총리의 당선 가능성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박 평론가는 “"대통령 당선 가능성은 낮다"며 "높은 지지율을 얻었던 안 대표조차 제3지대에서 실패한 상황에서 김 전 부총리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단 "대통령 선거는 어떤 바람이 불 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들다"며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당대표가 선출될 줄 아무도 몰랐던 것 아니겠나. 그런 새로운 바람이 불 수도 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제3지대'에서 대권도전을 공식화했다. 사진은 김 전 부총리가 20일 오전 충북 음성군 음성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음성군 원로 및 사회단체 간담회'를 마친후 대선 출마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사진단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