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직원이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를 포장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정부가 다음달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 50%를 목표로 설정한 가운데,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기간이 맞물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동시 접종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올해 첫 국가출하승인을 받은 독감 백신은 87만8000명분이다.
국가출하승인은 생물학적 제제 등의 품목허가 이후 시중에서 판매되기 전 당국이 품질을 검증하는 절차다. 식약처는 오는 10월 말까지 모든 독감 백신의 국가출하승인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연령대별 독감 백신 접종 시기를 보면,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는 두 차례에 나눠 접종한다. 1회 접종자는 올 10월12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2회 접종자는 9월14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다.
임신부 독감 백신 접종 기간은 9월14일부터 내년 4월30일까지로 어린이 2회 접종 대상자와 일치한다.
만 75세 이상 어르신(1946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은 10월12일, 만 70~74세(1947년 1월1일~1951년 12월31일 출생자) 어르신은 10월18일, 만 65~69세 어르신(1952년 1월1일~1956년 12월31일 출생자)는 10월21일부터 접종하면 된다. 접종 종료일은 내년 2월28일로 동일하다.
정부가 다음달 말까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50%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점, 독감 백신 접종이 10월부터 시작되는 점을 고려하면 인구의 절반은 두 가지 백신을 비슷한 시기에 맞게 된다.
전문가들은 서로 다른 종류의 백신이더라도 같이 접종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다른) 백신 사이의 동시 접종은 허용된다"라며 "곧 자세한 지침이 전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교수는 또 "(코로나19 백신 접종 전이라) 시기가 겹치는 대상자가 있을 수 있는데, 같이 맞아도 된다"라면서 "접종 시기가 겹치지 않는 이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시간이 많이 지났기 때문에 독감 백신을 접종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 모두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활용한 생백신이 아니라 투여 간격만 지킨다면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생백신은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제거해 만든 백신이다. 독감 백신 중에는 '플루미스트'라는 생백신 제품이 있지만 현재는 시판되지 않는다.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생백신은 없다.
김 교수는 "생백신은 병원성을 제거했지만 약하게나마 증식하면서 부작용이 많은 편이라 동시 접종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생백신과 사백신 간의 동시 접종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현재 시판 중인 독감 백신이나 코로나19 백신은 사백신이기 때문에 같이 접종해도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2주 간격을 권고하지만 시기가 겹치고 어쩔 수 없이 (두 백신을 같이) 맞아야 한다면 무리는 없다"라며 "코로나19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독감 백신도 적시에 맞아야 하면 같이 접종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